북경 따산즈 798 예술특구
북경 따산즈 798 예술특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2.2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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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수/서양화가

현대는 그 어느 때보다 예술품 경매에 관심이 많은 시대에 살고 있다. 그 중에 특히 미술품 경매시장에는 더더욱 많은 이들의 관심과 호기심을 유발하기도 한다. 세계 미술품 경매의 대부분은 소더비와 크리 스티가 양분 하다시피 하고 있고 한국에서는 서울옥션과 k옥션 그리고 신생 경매업체 6~7개가 경매시장을 활기차게 만들고 있다.

2012년에는 중국에 적을 두고 있는 폴리 옥션의 경우는 2조800억의 매출을 올렸고 한국에 있는 서울 옥션은 323억의 매출을 올렸다. 2011년도 세계 10위의 경매가를 올린 화가들 중에는 중국작가가 3명이나 있다. 그중에 1위를 기록한 중국화가 치바이스의 ‘송백고립도’는 5720만 달러에 낙찰되기도 하였다. 세계 미술 시장의 39%를 중국이 갖고 있고 그 뒤를 이은 미국은 따라가기조차 힘든 지경이 되고 있다.

이러한 세계 미술 시장의 흐름을 조금 더 알고자 올 1월 북경에 있는 따산즈 798예술 특구로 달려갔다. 따산즈 798 예술 특구의 지명은 그곳 대산자(大山子) 군수공장의 번지에서 유래 하였으며 그것이 현재의 798로 이어져 와 지명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이곳이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 한 것은 정부의 박해를 피해 일본에서 공부를 하였던 화가 황예가 고국으로 돌아와 이곳에서 그린 그림으로 개인전을 열면서 부터였다고 한다. 2001년 10월에 열렸던 전시회 이름은 ‘북경 Floating World’이었다. 황량하고도 폐허에 가까운 이곳에 가난한 화가들이 하나 둘 모여 빈 공장을 수리하고 작품 활동을 펼치면서 적막한 이곳에 활기를 찾기 시작하였다. 이어 중국 정부는 2008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이곳을 공식 예술구로 인증하게 되었다. 즉 10년도 채 되지 않는 기간에 세계적인 미술 특구가 생겼다는 말이 되는데 실로 놀라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매년 이곳을 찾는 관람객이 15만명에 이르고 외국에서 직접 운영하는 대형 갤러리도 수 없이 많다. 2004년부터는 아예 ‘제1회 따산즈 국제 예술제’을 매년 봄마다 다른 주제로 축제를 펼치기도 한다고 하였다. 798 예술특구는 볼거리와 놀 거리도 함께 있는 복합 문화거리라는 용어가 어색 하지만은 않다. 하지만 이곳도 갤러리와 상점들의 입점 때문에 차츰 가난한 화가들은 비싼 임대료를 내지 못하는 현상들이 생기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따라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화가의 작업실을 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와 같이 되고 말았다. 작가 없는 798예술거리라는 표현이 되고 만 것이다. 이들을 만나려면 송치앙이라는 마을로 다시 가라고 한다. 나는 더 이상 갈 수가 없었다. 내일은 같이 갔던 일행들과 만나야 했기 때문이다. 그곳에는 원명원 사건 이후 쫓겨났던 반체제 화가들과 5000여명의 화가들이 모여 집단을 이룬 세계 최대 규모의 예술 촌이라고 하였지만 다음 기회에 다시 한 번 가기로 할 수 밖에 없었다. 아마도 그곳은 임대료가 싼 작은 마을 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798예술특구는 미국 뉴욕 소호(Soho) 예술의 거리와 더불어 공장지대에서 일구어낸 최대의 예술거리이자 상업화된 갤러리 지역이다. 이곳은 세계 미술 애호가들에게 꾸준히 러브콜을 받고 있고 당분간은 그 유명세가 지속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비록 화가의 작업실을 볼 수 없는 반쪽의 예술거리이기는 하나 분명 세계적으로 성공한 모범 케이스이기도 하다. 이글을 정리 할 즈음에 나에게 오버랩 되는 영상 하나가 있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유사한 공장지대나 기차역 그리고 공간이 비어있는 학교와 미군부대와 같은 건물들이 많다. 그것들과 중국의 798예술특구가 자꾸 오버랩 되는 상상을 하게 되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문화와 예술의 도시 진주에도 그런 곳이 몇 개나 있다는 생각이 머리를 떠나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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