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새해 미래가 필요한 시대
도민칼럼-새해 미래가 필요한 시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1.18 15:5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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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
김기원/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새해 미래가 필요한 시대

해마다 양력 새해 아침을 맞으면 웃어른이 계신 곳을 찾아 새해 인사를 합니다. 어떤 의미가 부여된 것이 아니고 웃어른들이 평상심으로 이어온 가문의 풍속이고 요쯤은 떨어져 사니까 가까운 친인척 위문이 더 위대합니다. 그러나 해마다 어른들이 자리를 비우는 친인척 어른이 늘어 내 차례가 가까워지는구나 하는 느낌을 강조하는 듯합니다.

필자보다 한 살 더하고 가문 촌수는 동생이나 먼 일족이지만 가까운 친구라 생각하여도 예의적 손색은 없다지만 그래도 하루 날 볕이 삼천리강산을 밝히는 은덕(恩德)은 수억 천만 경 촉광이 된다고 생각하면 엄청난 은혜가 됩니다. 하루 24시간, 1년 265일 숫자의 표기에 준하면 천문학적 숫자의 복덕을 받는다고 생각하여 보세요, 기쁨이 넘칩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인구 60억 명의 한마디 칭찬보다 더 큰 복덕을 짓는 것입니다.

무어라 해도 남을 존경하는 복덕이 최고이고 나이를 많이 먹어야 존경심이 높아지는 만큼 그런 복덕은 장마철에 남강물이 불어나는 만큼 얻는 복덕으로 매우 호기심을 느낍니다. 그러나 요즘 나이 많은 사람을 도외시하는 시대에 나이 많은 사람을 보물이라 호칭하는 것도 새로운 풍속이 아닐까. 아이는 사랑을 주어야 자랍니다. 어른은 무조건 섬기는 행위가 복덕이라 새로운 프로그램이 금방 외면당할까 느낌이 듭니다.

어른들은 간혹 “하루 빚이 무섭다” 격언이 공정함을 욕되게 합니다. 프로이드는 시대적 변화를 “나락 이삭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반대로 무 속과 사람 속은 외형을 보아 모른다는 말은 그만큼 현실의 변화에 능하다고 봅니다. 즉 나락 이삭의 변화는 풍년, 흉년 계절의 변화에 따라 금방에 말할 수 있으나 무 속은 잘라 속을 보아야 진가를 알 수 있고 사람은 같이 생활을 해봐야 성격의 판단이 가능하다는 심도있는 의미라 하겠습니다. 한마디로 경력많은 명인은 졸어들고 잡초는 세월이 갈수록 번식력이 강해진다는 이론은 진실보다 외형에 잠식 당한다는 조언이 됩니다. 동적인 행위 예술은 지지를 받고 정적인 잠재 예술은 뿌리를 못 받는 각박한 시대에 코로나 공포 3년이 인간관계의 질서와 풍속을 바꾸어 놓았습니다.

요즘 너나없이 만남을 두려워하는 풍속이 결과적으로 독신주의 선호를 조장하여 고독과 슬픔의 나라가 되어 갑니다, 남녀는 사랑의 스토리를 잃은 냉혈동물이 되었고 정을 생산하는 안방을 외국인이 차지하거나 비어 있으니 사랑도 결실도 못하는 꽃가루는 부폐병으로 우리 사회을 망치고 고독주의 원인으로 뿌리를 박아 갑니다.

필자는 2023년 계묘년 올해부터 전화와 문자로 집안 어른들께 전하였던 양력 새해 아침 인사를 양력 새해 아침에 어른 댁을 찾아 세배하고 근행을 전하며 작설차를 함께 마셨던 그때 그 시절에 양력 새해 아침을 맞는 풍속이 자꾸만 생각납니다. 시설 양력 삽날의 새해 아침은 멀리 떨어진 가족을 만나 즐기고 음력 삽날 새해 아침은 조상에 감사함을 전하는 차례가 미풍양속의 실천과 가문 전통을 살리는 기회가 될 뿐 아니라 가문 보존의 실체라 생각됩니다.

우리는 1910년 10월부터 36년간 일본의 강제 점령기에도 가정문화 보전에 노력한 기록이 많았으나 필자의 댁은 6,25 한국전쟁 때 빨치산 무리가 마을을 습격하여 방화로 잃은 부친의 서고가 소실되어 구체적 내용은 모르지만 어릴 적 할아버지 품에 안겨 양력 1월 1일에 웃어른 친인척 댁을 찾아 세배하고 작설차를 마셨던 기억이 생각되며 아버지의 손을 잡고 양력 새해 아침에 윗 어른 댁에 세배를 위해 동행하였던 기억이 머리를 움직이며 밝힙니다.

부친이 계실 때는 아래채 큰방 뒤쪽 골방에 제반 차도구가 준비되어 있어 부친이 직접 찻물도 길러 오고 이른 봄 작설나무 새잎을 따서 작설을 조제하여 양력 새해 아침에 찾아오는 손님을 대접하였습니다. 음력 정월 초하루 아침은 무엇보다 조상 차례를 강조하였고 정초에 함부로 남의 집 출입을 제한하는 풍속은 요즘같이 직업시대 개방사회에 부적합한 풍속이라 고집할 필요는 아니라 하겠습니다.

계묘년 새해 아침은 남의 집 내 집할 것 없이 소망을 빌고 미래의 희망을 기원하는 날이고 가정문화를 부흥하는 사색의 날로 필요 요건을 늘 그리워합니다. 새해의 소원에 평화를 위해 계속하고 노력하면 평화를 얻고 전쟁으로 맞서 싸우겠다고 결심하면 결국 큰 싸움이 됩니다. 새해는 먼저 차 한 잔을 누구에 관계없이 나눔하는 자세가 배려이고 평안과 화목을 유지할 수 있는 지혜가 꿈의 송리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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