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택/경남필하모니오케스트라 부단장
김승택/경남필하모니오케스트라 부단장-가장 나쁜 속담‘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박찬욱 감독의 영화 올드보이를 보셨는지요? 보셨다면 그 영화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기억하시나요? 오대수 역할을 맡은 최민수는 말 한마디 때문에 15년간을 사설 감옥에 갇혀 만두만 먹으면서 지내야 했습니다. 그를 감옥에 가둔 이유는 어릴 때 이우진과 누나가 금기된 사랑을 나누었다는 소문을 내었기 때문이었지요. 그 때문에 이우진의 누나가 자살을 하게 되고, 이에 이우진이 살아있는 오직 하나의 이유가 오대수에게 복수하기 위해서였다는 영화입니다. 요즘 어디에서 많이 본 기사 같지 않나요? 올해 12월 15일 이태원에서 살아남았던 고등학생 한 명이 또 스스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정부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로 인정해 희생자 수가 159명으로 늘었습니다. 유명 배우에서 배구선수까지 손에 꼽을 수 없는 많은 사람이 모두 한가지 이유로 죽음을 택했습니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악성 댓글이지요.
당신의 입과 손가락은 어떤지요? 혹시 위의 제목처럼 그런 말을 한 적은 없는지요?
아마 있었을 겁니다. 이제는 그만둡시다. 말은 칼보다 무서운 흉기입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발설 지옥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은 혀로 지은 죄를 벌하기 위해 혀를 뽑아내어 몽둥이로 짓이기고, 크게 부풀어 오른 혀를 밭을 갈 듯이 소가 쟁기로 갈아엎는 등 최고의 고통을 주는 지옥입니다. 지옥이 무서우니 그만두라는 협박이 아닙니다. 그 말이 우리의 가족을 죽이는 칼이 될 수 있으므로 그만두라는 것입니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 가족이 몰살당할 수 있는 것입니다.
최근 포털 사이트 다음에서 제공하는 댓글을 다는 사람들에 관한 통계를 보면 대부분이 50~60대 이상 남성입니다. 20대 일베들이나 하는 짓거리라 생각했던 악성 댓글이 사실은 50~60대 이상 남자들에 의해 자행되고 있었던 것입니다. 아마 유튜브가 크게 영향을 미쳤을 것 같은데 “시체장사” “나라를 구하다 죽었나? 는 등의 악담이 공공연하게 댓글로 복사되어 옮겨지고 있습니다. 복사해서 옮기기는 쉽지만, 그 글이 가진 무서운 의미를 알기는 하는 걸까요? 예부터 나이가 들면 말은 줄이고 지갑을 열라는 속담이 있습니다. 지갑을 열 여유가 없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러면 말이라도 줄여야지요. 고장 난 스피커처럼 끊임없이 말만 하는 어른들이 많아졌습니다. 공부를 못해 교양을 쌓기 힘들었으면 살아온 경험에 비추어 이치에 맞는 이야기인지 생각을 하고 말을 해야 하는데 주워섬기는 어른이 많습니다. 시쳇말로 “카더라 통신”에 의존해 말 옮기는 어른의 모습, 혹시 여러분들은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처음으로 돌아가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라는 속담은 자연 과학적으로는 맞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속임수일 뿐입니다.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은 완전히 다른 영역입니다. 인간 세계에는 경쟁에 이기기 위해, 혹은 전쟁에 이기기 위해 없는 이야기도 만들어 내고 퍼뜨리기 때문입니다. 영상으로 봤다고 해서, 뉴스에서 들었다고 해서 그것이 다 사실이 아니라는 걸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뉴스도 가짜 뉴스가 많고 영상도 쉽게 조작하는 시대입니다.
아니 땐 굴뚝에도 연기가 납니다. 그 연기 같은 뒷말이 수많은 생명을 죽였습니다. 우리 머릿속에서 그 속담을 영원히 없앴으면 좋겠습니다. 눈과 귀에 끌려가지 마시고 이성의 거울에 비춰봐 주시길 간곡히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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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들이 생기는지 정말로 개탄 스럽습니다. 이제는 국가나 우리 개인들 모두다 사랑이 넘치고 살만한 나라를 만드는 데 지혜를 모아야 될 것 같습니다. 물질적인 성장 보다는 진실되게 우리의 내면을 성찰하고 반성하는데서 부터 새로운 돌파구를 찿는게 우선이 아닐까하고 생각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