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구업(口業)
진주성-구업(口業)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1.19 14: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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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구업(口業)

보담사 무심법성스님은 ‘입으로 짖는 업’에 대해서 항상 강조를 하신다. 우리는 살면서 항상 좋은 생각으로 좋은 말로 덕을 쌓아야 하는데, 중생이기에 그게 잘 안되고 남에게 상처를 주고 인격을 손상시키기도 한다. 지인이 보내온 글이 스님의 말씀이라 함께 공유하고자 한다.

「인격을 모독하는 막말을 일삼는 사람이 있다. 그의 생각이 옳다고 하여도 사용하는 언어가 궤도를 일탈했다면 탈선임이 분명하다. 스페인의 격언 중에 “화살은 심장을 관통하고, 매정한 말은 영혼을 관통한다.”란 말이 있다. 화살은 몸에 상처를 내지만 험한 말은 영혼에 상처를 남긴다. 불교의 천수경 첫머리에는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이 나온다. 입으로 지은 업을 씻어내는 주문이다. 그중 4가지는 거짓말로 지은 죄업, 꾸민 말로 지은 죄업, 이간질로 지은 죄업, 악한 말로 지은 죄업을 참회한다는 내용이다. 자신의 참회가 꼭 이뤄지게 해달라는 주문이 '수리수리 마하수리 수수리 사바하'이다.

‘탈무드’에 혀(舌)에 관한 우화가 실려 있다 어느 날 왕이 광대 두 명을 불렀다. 한 광대에게 “세상에서 가장 악한 것을 찾아오라”고 하고, 다른 광대에게는 “세상에서 가장 선한 것을 가져오라”고 명하였다. 두 광대는 세상 곳곳을 돌아다니다 몇 년 후 왕의 앞에 나타나 찾아온 것을 내놓았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이 제시한 것은 ‘혀’였다. 말은 입 밖으로 나오면 허공으로 사라진다고 생각하기가 쉬우나 그렇지 않다. 글이 종이에 쓰는 언어라면 말은 허공에 쓰는 언어이다. 허공에 적은 말은 지울 수도 찢을 수도 없고 한 번 내뱉은 말은 자체의 생명력으로 공기를 타고 번식한다. 말은 사람의 품격을 측정하는 잣대다. 품격의 품(品)은 입 구(口)자 셋으로 만든 글자이다. 입을 잘 놀리는 것이 사람의 품위를 가늠하는 척도라는 것이다. ‘논어(論語)’에 입을 잘 다스리는 것을 군자의 덕목으로 꼽았다. 군자의 군(君)을 보면, ‘다스릴 윤(尹)’아래에 ‘입 구(口)’가 있다. 입을 잘 다스리는 것이 군자라는 뜻이다. 세 치 혀를 잘 간수하면 군자가 되지만, 잘못 놀리면 소인으로 추락한다.

공자는 “더불어 말하여야 할 사람에게 말하지 않으면 사람을 잃는다. 그러나 더불어 말하지 말아야 할 사람에게 하면 말을 잃는다.”라고 하였다. 말을 해야 할 때 하지 않으면 백 번 중에 한 번 후회하지만, 말을 하지 말아야 할 때 하면 백번 중에 아흔아홉 번 후회한다.」

삼사일언(三思一言)이라 하였으니 경거망동하지 말고 신중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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