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독도는 우리 땅(3)
도민칼럼-독도는 우리 땅(3)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1.26 16:2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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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선/시조시인·작가
강병선/시조시인·작가-독도는 우리 땅(3)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인증 사진을 남기고 배에 올랐다. 오늘의 승객들 모두는 행운아라고 선장은 축하 방송을 한다. 울릉도를 방문한 10명 중 3명만 독도의 실제 모습을 볼 수 있으며 그중에 1명만 독도에 발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일본과 싸움을 벌여 승리한 개선장군이나 된 것처럼 기분 좋다.

그러나 승리의 도취감은 잠시뿐, 돌아오는 뱃길은 아까와는 달랐다. 몇백 명이나 되는 독도 탐방 꾼들이 몸을 가누지 못한다. 의자와 의자를 붙잡아가면서 기다시피 화장실로 향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기 시작한다. 변기를 두 손으로 부여잡고 머리를 처박고 뱃속에 들어있는 모든 걸 토해낸다. 어제 저녁 먹은 것까지 끼억끼억 토해내면서 일본을 성토해야 했다.

“일본 놈들아! 독도가 너희들 땅이라고 우겨대지 않았더라면 바위섬 두 개뿐인 독도가 뭣이 볼 것이 있다고 예까지 목숨을 걸고 찾아오겠느냐?”고 토사물과 눈물이 범벅이 되면서 일본을 원망했던 때가 자꾸만 머릿속을 맴돈다. 독도를 향할 때만 해도 키미테를 귀 아래 붙이고 멀미약을 먹어 댔던 것이 효과를 발휘했던 거로 알았었다. 그러나 웬걸 울릉도로 돌아가는 모두 다, 여지없이 초주검을 만들었다. 뽈뽈 기다시피 화장실을 찾아갔지만 앞에 차지 한 사람들로 토할 자리 차지하기도 어려웠다. 이처럼 우리를 곤혹스럽게 빌미를 제공한 일본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다. 그들이 독도를 자기네들 땅이라고 우겨대지 않았더라면, 이렇게 배를 타고 몇 시간씩 고생하면서 독도 방문을 고집하지 않았을 것이다.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고 터무니없는 소리를 지껄이더니 얼마 전에 일본은 난데없는 무역 보복을 했다, 자기들 딴에는 우리를 곤욕스럽게 하려 했으나 자기가 싼 똥에 미끄러지고 만 격이 되고 말았다. 자기들이 생산하는 물건을 우리나라에 팔지 않으므로 기업들이 크게 타격을 받게 하고 우리를 어려움을 겪게 하려는 속셈이었다. 그러나 그들의 얕은꾀는 여지없이 빗나가고 말았다.

옛날부터 국난이 있을 때마다 우리는 슬기롭게 대처해 위기를 벗어났다. 임진왜란 때 그랬고 일제 36년도 그랬다. 한국전쟁을 벗어났고 IMF 경제위기도 슬기롭게 이겨냈다. 이런 우리 민족의 저력을 과소평가한 일본은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해 곤경에 빠뜨리려 했다가 자기들이 친 올가미에 걸려들고 만 것이다. 우리나라 국민은 참으로 용감하고 슬기로웠다. 일본산 제품은 사지도 팔지도 않았으며 먹지도 않았다. 매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은 일본 관광객으로 붐볐던 국민의 발길이 뚝 끊어짐으로 일본에 지자체들이 울상이라는 외신뉴스를 접할 때마다 우리나라의 국민성이 자랑스럽다.

이번 한일관계가 도마 위에 오르기 전에는 흰 눈이 쌓여 있는 야외온천에 몸을 담그는 원숭이들을 보면서 온천여행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 일찍이 청년 때부터 계획했던 일본 관광을 포기하기로 했지만, 서운한 맘은 티끌만큼도 없다.

제주도 여행은 갈 때마다 비행기를 이용했었다. 우리나라에 코로나가 창궐하기 직전에 고향에 소꿉친구들이 제주도 관광을 했다. 서울 친구들 외에 순천, 진주에 흩어져 사는 친구들이 비행기 표를 구하지 못했었다. 네댓 시간을 들어갈 때와 나올 때 배를 타야 했다. 뱃멀미로 고생은 했지만, 독도 탐방 뱃길보다는 순한 양 같았다. 독도에 발 딛지 못했던 친구가 울릉도 독도 탐방을 하자고 제안했었다. 이제는 기세 당당하던 코로나도 꼬리를 감출 곳을 찾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따뜻한 봄이 오면 독도에 다녀오자고 친구들이 전화가 오지 않을까 기대를 하면서도 걱정은 된다.

그들이 억지 주장을 하는 바람에 뱃멀미로 초주검이 되면서도 독도 탐방을 감행하는 국민이 늘어나고 있단다. 비록 악전고투 끝에 독도 탐방을 하고 왔지만, 난데없이 자기네 땅이라고 우겨대는 일본사람들에게 보란 듯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외쳐 댔다. 확실한 인증 사진까지 남겼으니 대한민국 국민으로 가슴 뿌듯하다. 평생 ‘잊지 못할 여행’으로 내 맘속에 오랫동안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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