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다시, 봄에게...(Again, to Spring)
도민칼럼-다시, 봄에게...(Again, to Spring)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2.02 15:1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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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애/작가·진주 신안초교사

안정애/작가·진주 신안초교사-다시, 봄에게...(Again, to Spring)


모든 것이 멈춘 것 같은 겨울이나 그 안에는 봄을 품고 있다. 최근, 몸살이 너무 심해 고생했다. 초라한 육신에서 건강의 소중함을 실감한 좋은 계기가 되었다. 설 명절을 쇠기 위해 85세 친정어머니 눈 실핏줄이 터져 몸과 마음이 너무 아팠다. 형제자매는 맞벌이 사회인으로 명절 음식 마련에 힘드니 어머니가 진심이셨다. 어머니 당신 자신의 만족을 위해서 숙제하듯이 하여 자녀들은 불편한 진실에 봉착한다. 누구보다 책임감이 강한 필자로서는 마음이 천 갈래 만 갈래 찢어진다. 육 남매를 키우고 교육하신 박봉으로 근검절약 생활상이 지금도 고스란히 남아 손자까지 지금도 거둬 도움을 주신다. 좋은 일이라지만 장녀로서 정말 부담된다. 독립심이 유달리 강해 이미 그런 정서에서 빠져나왔으나 아래 동생들은 여전히 음식이며 갖가지 지원을 받는다. 그러한 동생들을 딱히 야단을 칠 수도 없는 문제이다. 내리사랑이라 해야 하나...

당신이 좋으면 그만이나 그냥 두자니 진심으로 가슴이 아프다. 당신 자신이 느껴서 스스로 안 하실 때까지 기다린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정리해 본다. 마치 산수유 열매를 수확하지 않은 채, 가지에 매달려 있다가 땅바닥에 떨어져 나뒹굴어져 또 다른 균형미와 자연미를 자아내는 이치와도 같다고 볼 수 있다.

지난가을에 빨갛게 햇살을 만나 그렇게 튼실한 열매였으나 가지에 매달린 채 그대로 바람에 그렇게 떨어져 약용으로 선택받지는 못했어도 차디찬 겨울 하늘과 붉은 열매가 조화를 이뤄 명화와도 같은 장면을 공원에 연출하듯...

어머니께서 자녀를 위하는 그 속 마음도 어떻게 해석하느냐 차이로 ‘좋은 쪽 다름으로’ 바라본다. 그러한 자녀 사랑 아버지 어머니 은혜로 건강하신 두 분의 모습을 떠올리면 고맙고 행복하다. 지금도 찾아뵙고 맛있는 ‘샤인 머스킷’ 한 박스 두고 나온다. 그렇게라도 ‘오래, 오래 사시기’를 기도할 뿐이다. 연일 한파가 기승을 부리더니 오늘은 기온이 올라 공원을 거닐어 보니 봄이 성큼 다가온 느낌이다. 시를 정리하여 청명한 하늘에게 열람한다.

다시, 봄에게...

나목(裸木)에
햇살은
꽃구름
은쟁반에 올려
목걸이 만들어 걸어
다정히 꿰어 웃는다.

바람은

죄일 수 있다던
통속적 희망 고문이라고 해도...

소망을 가슴에 안고
들녘에 선다.

꽃 피는
기쁜 날에
여기도 소곤
저기도 소곤
그리움과 보고픔으로
애절히 더 말할 거야!

작가 캐롤라인 냅의 ‘명랑한 은둔자’에 보면 이러한 문장이 있다. ‘부모님 은혜의 시기란 당신이 부모에게 복종하지 않아도 될 만큼 나이가 들었지만, 아직 부모를 걱정할 만큼은 나이가 들지 않은 시기, 그 짧은 기간을 뜻한다’. 다시 진중하게 읽어본다.

* 작가 이력: (2005. 시조 문학 등단. 다양한 장르의 글을 꾸준히 집필 중임)
* 발간한 도서: 2011 시사집 꽃등, 2019 소설집 그 큰사랑, 2020 소설집 The Level, ~카카오톡으로 날아온 730일간의 사랑(한글판, 영문판), COVID19 교육혁명의 꽃은 기본(교육 가이드북) 책과의 만남 길: http://contentsmall.kr/main/index.html ,진주문고 평거지점 3층
* 현재 활동은 한국(경남)문협, 진주문협 회원임
* 성장과 배움을 공유하며 다음 세대들과 소통하는 교사로 세상의 나눔과 공감을 가치로 여겨 연구하고 공부하는 사랑을 전하는 꽃으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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