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거짓말은 자신을 망친다
칼럼-거짓말은 자신을 망친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2.07 15:09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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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거짓말은 자신을 망친다

마음을 도(道)에 초점을 맞추고 살면 최상급 인생, 일에 맞추고 살면 중급 인생, 명예와 재물에 맞추고 살면 최하급 인생이다. 재물은 흐르는 물 같아서, 나눔은 우물을 파는 것과 같다. 우물은 깊을수록 맑고 깨끗한 물이 많이 나오기에 나누면 나눌수록 더욱 부유해진다.

하루 하나씩 좋은 일을 하면 작은 선행(善行)이 쌓여 더 큰 선행이 된다. 현 사회는 온갖 쾌락과 안일, 거짓과 음해, 저주의 유혹이 난무하고 있다. 인간은 점점 더 쾌락을 추구함으로써 삶의 목적이 욕망 충족인 것만 같다. 거짓이란, 자기 스스로 그물을 뒤집어쓴 격이 되는 것이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의 거짓 행위에 수족이 묶여서 자유롭지 못하게 되어버린다.

그러다가 아차 하는 순간, 그 거짓에 자신이 걸려 넘어지게 된다. 옛날에 나쁜 외도(外道)들이 부처님을 음해하고자, 천녀(天女)처럼 예쁘고 아름다우며, 광채가 나는 ‘친차’라는 여인을 매수하였다. 외도(外道)들의 사주를 받은 ‘친차’는 사바티 시민들이 부처님 설법을 듣고 귀가하는 늦은 시간이 되면 사람들 눈에 잘 뜨이도록 빨간 비단옷을 곱게 차려입고 화려한 꽃다발과 향수를 들고 부처님이 계신 기원정사로 들어간다. 그 후 기원정사 옆의 숙소로 들어간다.

이튿날 새벽 신도들이 기도하러 오는 시간에 맞추어 ‘친차’는 기원정사에서 잔 것처럼 신도들을 향해 걸어 나온다. 신도들이 “어제 밤 어디서 잤느냐?” 물으면 “당신들이 알바 아니다”고 쏘아붙였다. 매일 이 짓을 반복한지 9개월 되던 어느 날, 부처님께서 설법을 하고 계신 장소에 바가지를 배에 묶어 매고, 그 위에 옷을 입고 몹시 피곤한 모습을 한 후 많은 신도가 모여 설법을 듣고 있는 법당으로 들어가 부처님을 향해 “훌륭하신 대덕이시여! 다정다감한 목소리로 설법하시는 당신은 입술마저 한없이 부드럽군요. 나는 당신의 아이를 임신하여, 산월이 가까웠는데 당신은 나와 즐길 대로 즐기고 나서, 출산 준비는 모른 체 하시나이까?” 하였다.

사람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하자, 부처님께서 조용한 음성으로 “그대여! 그대의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그대와 나 두 사람만이 알고 있다.” 하시자, “그래요, 당신과 나 둘밖에 모르는 일의 결과가 이렇게 되었나이다.” 그러자, 이 광경을 지켜본 제석천이 4명의 천자(天子)를 데리고 와, 즉시 네 마리 쥐로 변화시켜서, 바가지 맨 끈을 물어 끊어버렸다. 끈이 끊김과 동시에 세찬 바람이 휘몰아쳐 ‘친차’의 옷이 확 걷어 올려지자, 바가지가 뚝 떨어져 나왔다.

사람들은 ‘친차’가 부처님을 음해한 사실을 알고는 침을 뱉고 주먹이 오가며 돌팔매가 하늘로 치솟았다. ‘친차’가 숨이 턱에 닿도록 뛰며 도망가자, 땅이 쩍 갈라지면서 웅덩이가 생겼고 ‘친차’가 웅덩이에 빠지는 순간, 불기둥이 치솟았고, ‘친차’는 시뻘건 불기둥과 함께 무간지옥으로 떨어져 버렸다. 이렇게 자신이 행한 행위의 결과에 대한 책임은 모두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것이다. 남을 음해하지 말자. 세상사 인과응보다. 늘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옳은 일인지, 그른 일인지, 적극적으로 통찰하며 살아가자. 우리가 하는 일은 쉬운 일 아니면 어려운 일이고, 잘한 일 아니면 잘못한 일, 둘 중 하나다. 가는 길이 아는 길이면 쉽고, 모르는 길이면 어려운 것이다. 언제나 부끄럽지 않고 만인에 평 받아 부족함이 없도록 진실하게 살아가자.

바르고 정직하며 힘차고, 강하게 도전하고, 자신의 탁월한 능력을 맘껏 발휘하며, 진실을 바탕으로 무쇠처럼 강한 사람으로 탈바꿈해나가자. 우리는 들뜬 세상을 가라앉히는 주인공이 되어야 한다. 세상에 완벽한 인간은 없고, 고통과 위기 없는 인생도 없다. 고통과 위기는 절호의 찬스다. 지금이 최악의 상태면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어서 좋다. 남을 속이는 거짓말 하지 말고, 양심껏 살아가자. 진실한 말은 언제나 단순, 순박하다. 거짓말은 하면 할수록 피곤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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