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MZ세대의 공존
아침을 열며-MZ세대의 공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3.13 15:4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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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MZ세대의 공존

최근 MZ세대가 들어서면서 문해력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MZ세대가 글을 읽고 이해하는 능력인 문해력이 낮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같은 MZ세대도 이에 동조를 하고 있다. 종이 신문이 점점 사라지고, 스마트폰과 아이패드 등으로 미디어 소비를 하는 MZ세대는 생각보다 포털사이트의 뉴스도 시작부터 끝까지 전체를 읽는 사람이 많지 않다. 다양한 메신저와 SNS를 통하여 일상적인 소통을 하는 세대이지만 글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학생들에게 물어보니 뉴스를 거의 보지 않거나 뉴스를 읽어도 제목 정도만 읽는다고 답하였다. 자신이 흥미있게 생각하지 않으면 카카오톡 문자도 다 읽지 않고 넘기고, 3줄 이상 넘어가는 문자는 거의 읽지 않는다고 한다. 중요한 공지글의 경우에는 글을 꼼꼼하게 읽고 정리를 하는 친구도 있지만, 읽지도 않고 친구에게 물어보는 사람도 있는데 그러한 친구들이 읽는 능력뿐만 아니라 친구 간의 소통이 부족한 것 같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소통이 된다는 기준은 무엇일까? 대체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받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과 공통적인 경험을 하고, 비슷하게 이해를 하며 공감할 때 소통, 즉 나와 감정이 통하였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같은 세대 간에도 문해력이 낮아 경험, 이해 및 공감이 적어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는 사람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지인의 따님 중에 집에 오시는 손님에게 요즘 젊은이 같지 않게 인사도 깍듯하게 하고, 차도 내어주는 이쁜 분이 계신다. 커피 한잔도 디저트를 곁들어 내어주는데 갑자기 방문하여 차를 마시는 날에도 집에 디저트가 없으면 요즘 젊은 사람들이 먹는 과자라도 접시에 담아 소담스럽게 내어주곤 한다. 그 손끝이 여물어 볼수록 기특하고 머릿속에서 저절로 지인이 참 잘 키우셨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어느 나른한 주말 오후, 편안한 지인의 집에 자연스럽게 ‘다과회(茶菓會)’가 열렸다. 차 향기와 함께 찻상이 다가오자마자 다들 감탄의 소리를 자아내었다. 너무나 단아한 듯, 수줍은 듯, 고운 자태를 한 양갱과 화과자가 탐스럽게 접시 위에서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모두 눈으로 먼저 반하고 어떤 것을 골라야 할지 몰라 이걸 먼저 먹어볼까, 저걸 먼저 먹어볼까 망설이다 각자 하나 씩 잡은 양갱과 화과자를 아까워 먹지도 못하다가 조심스럽게 한입 먹었는데, 맛에 한번 더 반하였다. 어디서 난 건지 궁금해하며 물어보니 지인의 따님이 직접 만든 것이라고 한다. 손으로 만드는 것을 좋아하는데 본인이 좋아서 배우고, 휴일에는 간단하게 만들어 본다고 한다. 우리는 간단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건 전문가가 만든 솜씨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나도 처음 보았을 때 유명한 업체에서 판매하는 것을 선물로 받았나보다 생각할 정도로 차 한 잔 하는 자리를 고급스럽게 만들었다.

양갱과 화과자로 분위기가 더욱 화사해진 자리에서 어느 분이 어머니가 어렸을 때 해준 투박 양갱 만드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하여 옛날 과자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넘어가며 추억을 소환하는 하루가 되었다. 양갱과 화과자뿐만 아니라 한과도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MZ세대는 커피와 곁들이는 빵류나 서구적인 것에 관심이 많을 것이라는 치우친 생각을 바로 잡는 계기가 되었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곳에 관심을 갖고 배우며, 창의적으로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 가는 MZ세대도 있다. 먼저 알을 깨고 나와서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아가는 앞선 MZ세대가 문해력, 이해력, 소통이 낮은 MZ세대를 이끌어 주면서 함께 성장하고 조화를 이루며 미래를 밝혀 나갈 것이다. 기성세대인 우리는 그저 기다려 주는 미덕이 필요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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