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커피 잘하는 바리스타와 장사 잘하는 카페
진주성-커피 잘하는 바리스타와 장사 잘하는 카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3.27 16:17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커피 잘하는 바리스타와 장사 잘하는 카페

맛있는 한잔의 커피를 위해 갓 수확한 생두를 직접 구매하고 최적의 로스팅과 궁극의 추출을 통해 심사위원에게 커피를 제공하여 좋은 점수를 받아 우승이 정해지는 세계 바리스타대회가 매년 열린다. 에스프레소, 브루잉, 로스팅, 커핑 등 다양한 분야의 국내 최고의 실력자들이 매년 수십 명씩 나타나지만 정작 우승한 선수들이 운영해서 대박나는 카페는 몇 되지 않는다.

커피나 와인의 맛과 향에서는 하나의 맛과 향이 아닌 전체적인 밸런스가 중요하다. 신맛, 단맛, 쓴맛, 바디감, 후미의 조화로움이 입안 골고루 느껴지는 것이 좋은 커피처럼, 장사 또한 하나만 잘하는 것보다 골고루 잘해야 한다.

커피만 잘해서는 장사가 잘 되지 않는다. 커피도 잘하고 홍보도 잘해야 하고 서비스는 더 잘해야 하는 것이 장사다. 아무리 커피를 잘해도 카페 위치가 사람들이 찾아오기 힘든 곳이고, 손님들 접근성이 불편한 곳이면 생각만큼 장사가 안된다.

대학가 근처 카페를 운영한다면 학기 초엔 신입생들 유치가 가장 우선이다. 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생이 되어 카페를 찾는 이유는 커피 맛집보단 가격 저렴하고 편안하고 대화하기 좋은 곳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 신입생들에겐 어려운 에스프레소나 브루잉 커피보다는 달콤한 캐러멜 마키아또나 익숙한 아메리카노를 더 많이 찾게 된다.

매장 안에 수백 가지 맛있는 커피가 있다 한들 들어오지 않으면 팔 도리가 없다. 학기 초 신입생들에게만 가격을 파격적 할인 혜택, 무료 쿠폰이나 한잔 더 제공하는 방법, 매장 이용권 등을 제공하여 우선 신입생들을 매장 안으로 들어오게 하는 것이고, 그다음 서너 번 이용하는 과정에서 그 카페만의 장점을 신입생들에게 잘 녹여주어야 대학 4년 동안 애정하는 카페가 되고 충성고객이 될 수 있다.

점심때 직장인 많은 곳이라면 그 시간대에 맞춘 직장인 공략 전략을 짜야 할 것이고, 사무공간 많은 곳이라면 커피 추출 머신, 직장인 커피 수업을 통한 원두 및 드립백 등 기타 소모품이 많이 팔리는 방법으로 해야 할 것이다.

커피만 잘해서는 성공하지 못하고, 커피도 잘해야 대박 카페가 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