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테니스, 네트만 넘겨주자
아침을 열며-테니스, 네트만 넘겨주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3.30 15:2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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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
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테니스, 네트만 넘겨주자

지금 우리 동네 진주(晉州)는 벚꽃 만개(滿開)로 사방이 너무 화사하다. 인근 도시의 진해 군항제(3월 25일~4월 3일)와 사천 선진리성 벚꽃 축제(3월 25일~4월 2일)도 봄의 기운을 한껏 돋우고 있다. 주변 진양호나 평거동만 가더라도 벚꽃의 향연(饗宴)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경상국립대 칠암동 교정도 좋고 바로 앞 병원 가로수길도 충분하다.

어느 유명 강연가가 이런 계절의 변화만 잘 느껴도 건강하다고 말했다. 지는 벚꽃 아쉬워 말고 잠시라도 시간 내서 자신의 건강함도 느껴보고 자연의 오묘한 삼라만상(參羅萬像)을 즐겨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이쯤에 어울리는 그 유명한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엔딩’의 노래를 들어보면서 만끽하자. “봄바람 휘날리며~ 흩날리는 벚꽃 잎이~ 울려 퍼질 이 거리를 우우~ 둘이 걸어요~”.

만개되어 가는 벚꽃을 바라보면서 며칠 전 교내에서 테니스 월례회를 치렀다. 우리끼리 하는 경기라 그렇게 박진감이 있지는 않았지만 서로 자존심도 있고 이기고 싶은 마음에 열심히 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바디샷(bodyshot:상대방 몸쪽으로 치는 공)도 오갔다. 그러면서 미안함의 표시로 “죄송합니다”라는 말로 주고받았다. 그 와중에 테니스 30년 이상의 구력(球歷)인 필자가 한마디 했다. “죄송합니다라는 표현은 맞지만 너무 미안해 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비록 우리끼리 경기지만 전위(前位:앞쪽에 서 있는 사람)에 서 있는 사람은 항상 자신을 향한 상대방의 스트로크(stroke)나 발리(volley) 심지어 위에서 내리꽂는 스매시(smash)에도 대비를 하고 있어야 한다. 만약 이런 종류들의 공격이 부담스럽다면 뒤로 물러나면 된다.

상대방이 아닌 우리 편도 전위를 향해 공을 치지 못하니 칠 곳을 못 찾다 보니 어이없는 실수를 하게 된다. 전위를 의식하지 않고 평범하게 넘길 수 있는 상황임에도 실수의 연발은 경기력 측면에서는 이길 수 있는 결정적인 계기를 놓치게 됨을 물론이다. 만약 우리끼리가 아니고 다른 시합에서는 이런 경우 상대방의 몸쪽(바디샷)으로 공을 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든다. 평상시 연습이 안 되어 있는데 다른 시합에서 과감하게 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된다. 오는 10월 부산대학교에서 개최되는 전국교수테니스대회(2023년 10월 19일~21일)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서로의 양해하에 적극적으로 상대방 전위를 공략해보는 것이 승리를 위한 첫걸음이라고 생각된다. 상대방 전위 또한 이런 바디샷이 본인에게 올 수 있음을 각오하고 대비를 해야 한다.

또한 이쯤에서 우리가 준비해야 할 두 번째 과제는 라켓(racket) 스포츠 중 네트(net)를 사이에 두고 치러지는 테니스, 탁구, 소프트테니스(정구) 그리고 구기 종목인 배구, 족구 등의 경기에서는 세게 치든 약하게 치든, 화려하게 치든 구질구질하게 치든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네트만 넘겨주자는 것이다. 일단 네트만 넘겨주면 기본 승률 70% 이상은 된다. 물론 동호인 수준의 얘기지만 선수급 경기에서도 네트만 넘겨주면 거의 승리가 보장된다. 왜냐하면 동호인 시합에서 대다수의 득점(point)은 상대방의 실수로 인한 득점이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서 경기에서 이기는 요인은 본인이 잘 쳐서가 아니라 상대방의 실수(error) 때문에 득점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만약 본인이 먼저 실수로 네트에 걸리게 치거나 아웃(out) 시켜버리면 상대방이 범할 수 있는 실수 70% 기회를 놓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얼마나 어리석은 짓인가! 이런 얘기를 하면 많은 동호인들의 반응은 비슷비슷한 한마디로 요약된다. “누가 실수하고 싶어서 실수 하냐!”. 그렇다. 누가 실수하고 싶은 사람 누가 있겠냐에 필자도 적극 동의한다. 그런데 이런 실수 속에 본인의 숨겨진 의도는 없었는지 되묻고 싶다.

혹시 득점을 위해서 지나치게 각도(angleshot)를 노려서 치지는 않았는지, 지나치게 상대방 전위의 움직임을 의식하지 않았는지, 지나치게 멋진 샷을 의도하지 않았는지 등을 묻고 싶다는 것이다. 네트 경기의 승리는 고만고만하게 공만 넘겨주면 이긴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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