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대한민국의 국격과 어글리 코리안
도민칼럼-대한민국의 국격과 어글리 코리안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4.17 16:56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옥/시인·창신대학교 명예교수
이상옥/시인·창신대학교 명예교수-대한민국의 국격과 어글리 코리안

지난 주말 베트남 메콩대학교에 교육평가 보고대회가 열려 교육부 고위 관료들도 방문했다. 관료 한 분과 인사를 나누며 코리안이라고 말하니, 빈롱의 메콩대학교에 한국인 교수가 있느냐는 듯 다소 놀라며 반갑게 대했다. 한국의 국격이 높아졌으니 바라보는 시선도 사뭇 남달랐다.

중국 정주경공업대학교의 초청을 받아 2년간 중국 체류했을 때 역시, 지금 베트남에서 느끼는 바와 같이 한국인에 대해 매우 호의적이었다. 당시 2016년 방영된 KBS 2 TV 공사창립 특별기획 드라마 16부작 ‘태양의 후예’가 인기를 끌면서 중국 여성들이 송중기 때문에 ‘가슴앓이’를 하는 ‘송중기 주의보’가 중국 공안에 의해 제기됐다는 보도까지 나올 만큼 한류가 거셌다. 사드 사태 이후 예전 같지는 못하지만, 지난 1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광둥성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 광저우 생산기지를 방문한 것을 두고 나온 세평은 중국 정부가 ‘정랭경온(政冷經溫)’, 즉 정치적으로는 냉담하고 투자 유치 등의 경제적으로는 따뜻한 기조를 유지하는 것으로 본다. 시 주석이 이 자리에서 한중간의 우의를 강조하는 덕담을 했다는 전언이다. 자국의 국익을 우선할 수밖에 없는 냉엄한 국제질서 속에서 대한민국이 선진국 대열에 이미 들어섰기 때문에 중국도 마냥 한국을 외면할 수만은 없을 것이다.

정부를 대표하는 외교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외교관에게는 국가 간 좋은 관계를 유지하게 하는 일차적 책무가 있다. 중국 체류 중일 때 하남성을 관할하는 정재남 주우한 총영사가 직접 정주시를 방문해서 한국어과에서 가르치는 중국어 교사와 한국어 교사들을 호텔로 초청해서 격려해주는 간담회를 정기적으로 개최하고, 대학 총장도 접견하며 중국의 한국어과가 한중교류의 장이 되도록 각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부탁도 하는 등 직업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성실히 수행하는 것을 보고, 외교관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꼈던 기억이 새롭다.

글로벌 시대, 하나의 지구촌으로 인적, 물적 교류가 상시 이뤄지는 작금에서는 공식 외교 채널에만 의존할 수는 없다. 더 중요한 것이 민간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커뮤니케이션이다. 민간외교는 정치를 넘어 경제·학문·예술·스포츠 등 전방위적으로 이뤄진다. 국교가 없는 국가 사이에도 민간끼리 먼저 외교를 벌여 관계 개선의 물꼬를 튼 대표적인 예가 냉전 시대의 미국과 중국의 핑퐁 외교다. 1971년 나고야 세계탁구선수권대회를 계기로 1972년 닉슨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 양국이 ‘상하이 코뮈니케’를 발표하며 수교가 공식 시작됐다.

민간외교라는 것이 국제적인 스포츠 행사 같은 대규모로만 이뤄지는 것은 물론 아니다. 평범한 여행객 한 사람 한 사람도 민간외교관 역할을 할 수 있고, 그 한 사람의 이미지가 실제적인 국격을 결정하기도 한다.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서며 한국인의 국제적 위상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하루가 다르게 높아져 가는 가운데 해외여행도 크게 증가하고 있다. 아직도 가끔 어글리 코리안이라는 말을 듣는 일부 해외 관광객이 있어, 애써 쌓아온 대한민국의 국격을 크게 실추시킨다. 지난달 타이완의 한 식당에서 한국인 손님이 공용으로 쓰는 숟가락으로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이 공개돼 논란이 됐다. 공개된 영상에는 숟가락을 자신의 입에 넣고 다시 다른 아이스크림을 퍼낸 뒤 입에 넣는 것이었다. 이 식당 주인은 이 남성의 황당한 행동 때문에 셀프 코너에 있던 아이스크림 6통도 모두 폐기하고 다른 손님들에게 사과해야 했는데, 그 남성이 25명의 한국인 단체 손님 중 한 명이었으며 일행은 테이블과 바닥 또한 엉망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