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어느 나라 대통령인가?
아침을 열며-어느 나라 대통령인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4.27 16:1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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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환/국학강사
김진환/국학강사-어느 나라 대통령인가?

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방미에 앞서 미국 유력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했다. 윤 대통령은 일본이 무조건 무릎 꿇어야 한다는 인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를 밝혔다. 대일관계에서 이제 우리에게 일본이 앞뒤 불문하고 용서를 구할 필요가 없다는 말이다.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인가.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에선 전쟁 당사국 간 여러 관계를 고려할 수 있다는 말을 하였다. 군사적 지원이라는 말로 인해서 러시아가 발끈하여 러시아 내의 우리 기업들이 긴장 상태에 들어가서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고 한다. 미, 중 군사적 관계에 우리가 너무 깊이 들어가면 스스로 딜레마에 빠진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하는 모양이다.

대통령실에서는 그저 방만 제공하고 대통령의 언행에 대해서는 누구 하나 바른말을 하는 이가 없는가. 참으로 이상한 일이다. 10여 년 만의 국빈 방문이기에 앞서 워싱턴포스트지 기자와 약 90분간 인터뷰한 윤 대통령은 한일관계 질문에 “지금 유럽에서는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있다”라며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밝혔다.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은 말이다. 그러면서 “이는 결단이 필요한 것”이라며 “설득에서는 저는 충분히 했다고 본다”라며 “한일관계 개선은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일부 비판적인 사람들은 결코 이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이에 대하여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무릎 꿇어라’라는 식의 접근이 미래 한일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한일관계 정상화는 꼭 해야 하며 늦출 수 없는 일”이라고 부연했다. 미국은 이 말을 듣고 속으로 너무도 좋아할 것이며 일본은 더덩실 춤을 출 것이다.

최근 몇 년간 한일의 경색 관계로 가장 머리 아팠던 미국이 윤 대통령 집권 이후 일본과 미국의 골칫거리를 일거에 제거해 주었으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이 되었겠는가. 미국은 이제 우리에게 서서히 무리한 주문을 강요할 것이고 일본도 또한 이에 편승할 것이며 우리 경제는 깊은 나락으로 서서히 빠져들 것이 분명하다. 이웃 나라와 사이좋게 지낸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궁극적으로 생각해도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 그러나 일본은 다른 나라와는 다르다. 그들의 침략 근성은 1000년 전부터 지금까지 또 1000년 이후에도 전혀 달라지거나 바뀌지 않는다.

400여 년 전 노량해전 패전 때에도 일본열도로 돌아가면서 그들은 언젠가는 돌아오겠다고 이를 물었고 노예처럼 가지고 놀았던 45년의 식민시대를 마치고 우리 강토를 물러갈 때도 그들은 반드시 다시 돌아오겠다고 호언장담하였다. 그런 그들은 조금도 달라진 것이 없고 언제 어떤 방식으로 다시 쳐들어와서 우리를 그들의 무릎 밑에 두게 할지 모르는 판에 한일관계 정상화를 운운하는 대통령은 과연 우리나라 대통령이 맞는가. 윤 대통령은 사시 합격할 당시 역사시험을 치렀는지 무척 궁금하다. 일본에 대하여 몰라도 너무 모른다. 일본 정치인과 극우인들은 늘 우리의 정치 상황을 관찰하고 있다는 사실도 모르는가 보다.

상대방에 대하여 너무 모르니 순진한 말만 내뱉고 있다. 사람이 아닌 사람을 상대하는 바람직한 길은 그냥 무시하는 것이다. 무시하고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내면 되는 일이다. 윤 대통령의 말을 듣고 일본은 얼마나 좋아할까, 자기들이 해도 너무도 조심스러운 말을 한국 대통령이 미국 등 다른 나라도 들으라고 주요 외신에서 그렇게 말을 했으니 일본으로서는 손도 대지 않고 코를 풀었고 돈 하나 들지 않고 낯짝을 들게 되었다. 대통령의 말은 일본 극우의 견해를 대변한 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통령의 대일 과거사에 대한 인식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

대한민국의 대표자로서 대한민국의 주권과 국익을 지켜야 할 대통령의 입에서는 절대 나와서는 안 될 말이었다. 만약에 일본이 저런 말을 했더라면, 삼포왜란, 임진왜란 때의 배, 보상도 해주어야 한다고 말해야 우리 대통령이 아닌가. 윤 대통령은 무슨 권한으로 일본의 침탈과 식민지배에 면죄부를 주나. 퇴임 이후에는 한국 대통령보다 나은 모종의 자리보전을 기시다와 약속하였는지 묻고 싶다. 일본의 우리에 대한 천인공노할 잔인한 과거사에 대하여 우리나라가 용서하면 되는 문제를 지금까지 일본에 용서를 강요해서 양국 관계가 악화하였다는 뜻이고 계속된 한일의 경색 국면의 결정적 잘못은 우리가 저지른 것처럼 보이고 이는 우리 국민의 자존심을 무참히 무너뜨린 꼴이 되어 버렸다.

사람의 기억은 사안에 따라 그 길이가 있다. 일본과 우리는 점점 멀어져 간다. 대통령의 처세로 인해 일본과는 더욱 감정적으로 나빠져 간다. 큰일이다. 누군가가 나서야 할 때다. 누군가가 나서지 않으면 우리의 역사의병들이 일어날 것이다. 사명대사, 곽재우 홍의장군, 김구, 안중근, 윤봉길, 유관순, 신채호의 혼들이 서서히 우리를 주시하고 있다. 너희들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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