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든한 보훈 이야기-정(正)이 많은 공무원
든든한 보훈 이야기-정(正)이 많은 공무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4.30 15:42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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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훈/경남서부보훈지청 보상과
박제훈/경남서부보훈지청 보상과-정(正)이 많은 공무원

국제투명성기구 발표에서 2022년도 우리나라의 부패인식지수(CPI)는 100점 만점에 63점으로 180개국 중 31위에 그쳐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의 위상에 못 미치는 우리나라 부패인식 상황을 알려주고 있다. 특히 공직사회와 관련된 지표들이 하락한 점이 우려스럽다.

이에 반해 공무원으로 일하게 된 이후 가장 많이 접하고, 교육받은 단어를 꼽으라고 하면 단연 ‘청렴’이다. 공공기관을 방문할 때도 벽면, 화장실 등 곳곳에서 청렴을 강조하는 글귀들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청렴은 공무원에게 익숙하면서도 중요한 덕목이라 하겠다.

청렴(淸廉)은 맑을 청과 청렴할 렴이 합쳐진 단어로 성품과 행실이 맑고 탐욕이 없음을 뜻한다. 나는 과연 공무원으로 근무하게 될 앞으로의 시간 동안 ‘맑은 마음을 갖는 것이 가능할까’하는 생각에 두 글자가 가지는 무게감을 새삼 느낀다.

조선 후기 정약용 선생은 저서 목민심서 중 “청렴은 천하의 큰 장사다. 그러므로 크게 탐하는 자는 반드시 청렴하려 한다. 사람이 청렴하지 못한 것은 그 지혜가 짧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근래까지도 순간의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뇌물을 수수하여 순탄했던 공직생활을 마감하게 되는 사례들을 보면 공감되는 글이다.

오늘도 고령의 보훈대상자 민원인을 응대하는 우리 보훈지청 창구에서는 다과로 고마운 마음을 전하려는 민원인과 그것을 거절하는 직원들 사이의 어색한 실랑이 장면이 펼쳐진다. 민원인의 마음을 거절하면서 정 없는 사람으로 비춰질까 걱정도 되지만 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이해를 해주는 민원인도 많아진 듯하여 변화 또한 느끼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정(情)이 많은 사람’이란 친근감이나 사랑으로 사람을 대하는 사람을 표현하는 긍정적인 의미로 쓰이곤 한다. 하지만 공무원으로서 업무를 처리할 때는 정(情)보다는 정(正)이 많은 사람이어야 한다 생각한다. 작은 정(情)이라도 주고 받다 보면 청렴과 정의(正義)에 대한 감각이 무뎌질 수 있고, 부패의 위험 또한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청렴에 있어서만은 조금은 융통성 없게 정(情)을 주지 않고, 정(正)이 많은 공무원과 공직사회를 바라고 그려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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