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초록바람
도민칼럼-초록바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5.08 15:58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초록바람

요근래 날씨가 하수상하다. 밤낮의 기온 차도 심하고 지난해만 해도 5월부터는 더웠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춥다. 비가 와서 그러나 싶지만 말 그대로 봄비 아닌가! 봄비가 겨울비처럼 을씨년스러우니 다들 감기로 난리다. 인간의 몸이라는 게 별스럽지 않아서 일교차가 10도 이상 되면 감기 환자도 속출하고 연로한 노인들은 이런 환절기에 많이들 돌아가신다.

5월은 어린이날에 부처님 오신 날까지 있어서 주말에 걸려도 대체휴일을 시행하다 보니 연휴가 두 번씩이나 주어진다. 하동은 관광지가 많아서 이런 연휴에 특수를 누린다. 지금은 2023하동세계차엑스포도 열려서 모두들 내심 기대 만발이다. 그런데 개막식 첫날부터 비가 왔다. 일교차도 15도가 넘었다. 가족 나들이를 계획했다가 취소하는 마당이니 차(茶)처럼 관심도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축제는 더 영향을 받는다. 게다가 지금은 한창 찻잎을 수확해서 차를 덖는 바쁜 시기다. 하동 화개, 악양의 제다 농가에서는 지나가는 개도 손이 있으면 빌리고 싶다는 우스갯소리들을 한다.

정부에서 공식으로 하는 첫 번째 세계차(茶)엑스포이고 인지도가 하동에 비해서 조금은 앞서는 보성을 제치고 따낸 엑스포라 처음 엑스포 선정 뉴스가 들려올 때는 잔치 분위기였던 것으로 안다. 코로나 때문에 미뤄지면서 한껏 기대한 마음들이 한풀 꺾어지고 주차장이나 공간 등 여타한 문제로 행사장이 나뉘다 보니 응집력이 떨어지는 느낌도 들기는 했다.

개인적으로는 매년 우리 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가 체험 교실을 일부 맡아서 진행했는데 올해는 더 큰 판이 벌어졌음에도 초대받지 못했다. 한 달이나 하는 엑스포 기간에 교사들 참여를 독려하기가 쉽지 않아서 잘 되었다고 생각하면서도 참여하지 않으니 홍보도 덜 하게 되었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전국에서 오다 보니 하동에 있는 행사 참여율이 좋은 편이다. 나름 지역 경제에도 이바지한다고 생각한다. 교사들이 대부분 하동 사람들이어서 수업받는 공간이 하동이고 그러다 보니 당연히 하동에서 자고 하동에서 식사를 하고 가기 때문이다.

모든 일이 그렇지만 처음 맞는 큰 행사이고 한 달 동안 진행되는 데다가 한창 바쁜 시기의 제다업체들은 업체들대로 볼멘소리가 나오고 도조직위원회, 외부 대행사, 하동군조직위 등 다양한 주체들이 함께 하는 바람에 그동안 하동야생차문화축제에서 소임을 맡았던 주최 측이 바뀌기도 해서 다소 낯선 풍경을 보기도 했다. 그런 모습들 때문에 사실 걱정을 많이 했다. 그래서 주인의식보다 주변인으로 머물게 되더라. 하지만 싸움은 말리고 흥정은 붙이라고 했던가! 어차피 판은 벌어졌고 누가 잘하고 못하고의 문제는 나중 일이고 우선은 잘해보려고 팔을 걷어붙여야 하는 게 아닌가, 싶다. 비 때문이라고는 하지만 꽉 들어찰 것으로 예상하고 강변에까지 주차장을 만들어 셔틀버스 운행까지 기획했는데 제1행사장 주차장마저 비어있는 상황을 보면서 나라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이번 세계차(茶)엑스포에서는 하동문화예술회관 2층에서 우리 학교 도자기공예반 이미소 선생님이 5월 21일 오후 2시 청년청담책다방에서 청년들을 만난다. 전국의 청년들이 하동으로 많이 귀촌 혹은 귀농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만들어진 이번 자리에서 이미소 선생님은 귀촌한 도예가로 자신의 경험을 나눌 예정이다. 나는 매년 해오던 전국찻자리대회 사회를 올해도 보는데 명칭이 세계찻자리다화경연대회로 바뀌었다고 한다. 5월 14일 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제2행사장, 우리가 그동안 참여했던 쌍계사 앞 차문화센터 행사장에서 연다. ‘전국’에서 ‘세계’로 바뀐 만큼 규모도 커지고 내용도 알찰 것으로 기대된다. 매번 잘 진행하려고 노력하지만 올해는 더 큰 각오를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을 가져본다. 다화라는 말처럼 꽃 같은 찻자리가 펼쳐질 텐데 차를 특별히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그 대회를 보게 되면 아름다움에 반하고 정성에 감동해서 찻자리를 찾게 된다.

차는 기호식품이니 강권할 수는 없지만 편식이 나쁘듯 음료도 편중되어 마시는 것은 이롭지 않다. 이번 기회에 차(茶)에 대한 호기심도 충족할 겸 다양한 차(茶)의 세계를 경험하러 오시라고 초대한다. 이제 단비도 충분히 내렸으니 하늘은 화창해질 것이고 우리 하동도 환해지리라고 본다. 이럴 때 맛까지 깊어지는 하동으로 초록바람 쐬러 오시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