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근세의 성리학 사상 (Ⅲ)
중국 근세의 성리학 사상 (Ⅲ)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13.03.18 18: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신웅/한국국제대학교 석좌교수/지리산막걸리학교 교장

지난 칼럼에 이어 성(性)에 관한 이론을 설명한다면, 성(性)은 곧 천리(天理)니, 바로 이른바 태극(太極)이다. 주자는 성을 맹자의 성선설에 근거한 순수지선(純粹至善)의 본연지성(本然之性)과 성악설이나 성가선가악(性可善可惡)설·성상중하분등설(性上中下分等說)에 근거하여 인간 생활에 선도 악도 있겠다는 기질지성(氣質之性)으로 분류했다.

본연지성은 순수한 천리로서 기질의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며, 기질지성은 기질의 청·탁의 영향에 따라 지·우·현·불초(知禹賢不肖)의 차이가 나는 실제(實際)의 성이다. 그렇다면 본연지성은 논리나 이론을 위한 개념이요, 실제 존재하는 것은 다만 기질지성뿐이다.
성리(性理)를 병칭하는 것은 바로 다같이 형이상이란 점에 공통되고 있으며, 그로써 주자학을 대표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주자는 심(心)을 간(肝)·폐(肺) 등 오장(五臟)같은 물질상의 심과 몸을 주재하는 신명막측(神明莫測)한 정신적인 심으로 분류했는바 후자를 중시했었다. 그는 마음이 몸을 주재하고 모든 지각 ·감정·사고·의향(意向)은 마음의 활동이라 했다. 따라서 성(性)은 마음의 이치요, 정(情)은 마음의 움직임이요, 재(才)는 마음의 힘이며, 마음이 천리(天理)에서 피는 것은 도심(道心), 마음이 기에서 피는 인심(人心)이라 했다.

한편 주자는 수양의 방법으로 거경(居敬)·궁리(窮理)·충서(忠恕)·실천(實踐)을 제시했는데, 그 중에도 중요한 궁리는 격물치지(格物致知)의 공부이니 그 방법은 도문학(道門學)에 치중하면서 독서명리(讀書明理)함이거늘, 밖에서 안으로 닦는 귀납적인 경향이었고, 거경은 천리를 밝히기 위해 내부의 심성을 함양함이니 그 방법은 욕심을 제거하고 성(誠)의 경지에 들어서는 것이다.

陸 九 淵 (象山, 1139~1192) : 주자와 동시대 사람이면서도 주자와 가장 열렬한 쟁변을 벌인 상산은 스스로 깨닫고 스스로 도를 터득함으로써 천지만물의 무궁한 변화에 대응한다는 ‘주관적심일원론(主觀的心一元論)’ 즉 ‘심리설(心理說)’로 주자의 ‘성리설’에 대립했다.

그는 우주를 논함에 있어 역시 ‘이(理)’를 우주의 본체라 했고 그 이는 우리 마음에 있거늘, 마음은 곧 우주의 이치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우주는 내 마음이요, 내 마음은 곧 우주(宇宙便是吾心, 吾心便是宇宙)’라는 천인일체(天人一體)의 우주관이나 인생관을 수립했으니, 명도의 천인일체론을 계승발양한 것이다.

이기이원론에서는 형이상과 형이하로 구분했는데 반해 상산은 그 구별을 무시하고 마음은 곧, 이치라고, 그 귀일(歸一)성과 두 가지로 용납되지 않음을 천명하여 굳게 ‘심리일원(心理一元)론’을 강조했다. 동시에 인성은 지극히 선하여 이른바 천명기질의 분별이나, 심·성·정·재(心性情才)의 분별은 없다고 했으며 따라서 명심견성(明心見性)할 수 있다. 학문의 방법으로 주가가 격물치지(格物致知) 등의 이론적인 학문에 치중했다면, 상산은 성의정심(誠意正心) 등의 내적인 덕성 존중에 치중하여 인간의 본심을 회복하려는 데 진력했다.

王守仁(陽明, 1472~1528) : 멀리는 송(宋)의 상산(象山)을, 가깝게는 명(明)의 상대적심일원론(相對的心一元論)을 편 진헌장(陳獻章, 1428~1500)을, 한편으로는 선종(禪宗)을 승통(承統)한 양명은 ‘심즉이(心卽理)’·‘致良知’·‘지행합일(知行合一)’ 등 3강령을 통해 ‘절대적심일원론(絶對的心一元論)’을 주장하여 중국 유심철학의 최고를 장식했다.

상산은 먼저 마음은 천지만물과 함께 존재하면서 천지만물의 모든 이치를 좌우한다고 했고, 마음이 없으면 천지만물도 그 존재를 잃을 정도로 ‘심학(心學)’에 치중하여 천하에는 마음 밖에 어떤 사물도 없다는 듯 내 마음을 젖혀 두고 물리(物理)를 구할 때 물리는 찾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다시 인간에겐 본시 배우거나 밖에서 구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양지(良知)가 있어 본체를 이루거늘, 그것은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좋아하고 싫어하는 기본적인 판별을 뜻하며 동시에 천명의 본성으로 자연히 소명(昭明)해지는 우리 마음의 본체라고 했다. 이래서 양지는 양심상의 지각이나 인식이라고 할 수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