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효자 이야기
기고-효자 이야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5.14 15:5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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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개모/합천군 문해강사
정개모/합천군 문해강사-효자 이야기

평소에는 부모님께 좀 소홀하더라도 해마다 어버이날 즈음은 효도해야지 하는 마음은 누구나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옛날 삼강오륜행실도에 등장하는 효도는 좀 어려우나 나를 낳아준 부모님께 효도하는 것은 무엇보다 당연한 일이다.

삼강오륜행실도에 겨울철 석자 얼음을 깨서 물고기를 낚아 아버지를 구완한 割氷(할빙), 자신의 허벅지 살을 베어 부모님께 봉양한 割股(할고), 손가락을 잘라 아버지 입에 피를 흘려 3일 간 더 연명케한 斷指(단지), 부모님의 대소변을 맛보고 치료 대책을 세운 嘗糞(상분), 혹한에 어머니께서 죽순이 먹고 싶다 하여 죽순이 나올 때까지 대밭에서 울자 죽순이 터져 나온 泣竹(읍죽) 등이 실려 있으나 요즘은 부모를 살해하는 패륜만 보도되고 효성에 관한 그 무엇도 알려지지 않고 있다.

필자는 현직 시절 실제 홀어머니 목을 졸라 살해한 천벌 받을 패륜적인 현장을 경험한 적도 있다. 요즘 주변에 부모님이 쇠약하여 거동이 불편하면 우선 요양시설 등에 입소 시키며 죽은 후에는 비용 및 상속 문제로 가족 간에 다투는 볼썽사나운 일들이 종종 발생하고 있다. 부모에 대한 효도는 끝이 없다. 나는 과거 부모님께 어떤 효도 하였을까, 앞으로 어떻게 효도할까. 효성에도 DNA가 있다. 나의 자녀들이 보고 듣고 배우는 것이다.

남원시 운봉면 장 효자는 어려서부터 홀어머니를 봉양해 오고 있었다. 어느 해 몹시 추운 날 어머님이 쇠약하여 노루 고기가 먹고 싶다 하였다. 산 노루를 잡는다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어머니의 봉양에 힘쓰는 장 효자는 지나칠 수 없어 온갖 노루 잡는 장비를 갖추어 지리산으로 떠났다.

그러나 매일 실패하고 말았다. 어느 날 탈진하여 산자락을 내려오던 중 백발의 한 노인이 노루 한 마리를 메고 내려오는 것이다. 장 효자는 즉시 그 노인에게 노루를 팔라고 권유하였으나 거절하였다. 자신의 사정을 말하고 수 차례 부탁하였으나 거절하여 사후 책임은 뒷전으로 생각하고 그 노인이 메고 가는 노루를 빼앗아 짊어지고 뒤를 돌아보니 신령이 나타나 “나는 일찍이 너의 효행에 감동하여 시험해 보았느니라”하면서 노루 한 마리를 건네주고 하늘로 사라졌다.

이에 장 효자는 노루 고기를 정성껏 봉양하여 어머니의 병환도 낫게 하고 행복하게 잘 살았으며, 지금도 그곳에서는 장 효자를 “出天之孝(출천지효, 하늘이 내린 효자)”라 전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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