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너와 나는 똑같은 존재다
칼럼-너와 나는 똑같은 존재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5.16 16:01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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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너와 나는 똑같은 존재다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끊임없이 인격을 닦고, 원만한 대인관계를 유지해나가는 것이다. 인격도야에는 인내와 지혜가 필요하다. 서로가 좋은 관계를 유지해 나갈 때 개인과 사회, 국가도 성장한다. 상대를 헐뜯고 비난하지 말자. 누가 특정인을 범죄자라 하더라도 그 말만 듣고, 그 사람을 범죄자로 단정하지 말고, 진위 여부를 꼼꼼히 살펴보아야 한다. 남의 말만 듣고 누군가를 범죄자로 취급하면, 당사자는 너무 억울할 것이며, 나 역시 한심한 사람이 될 것이다. 나의 소홀함이 누군가를 비극적 상황으로 몰아넣는 결과를 가져오지 않도록 조심하자.

남을 헐뜯는 소리는 곧 나를 헐뜯는 소리로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인격을 갖추어 미래지향적, 적극적, 능동적인 사람이 되어보자. 나만을 고집하지 말고, 전체를 위해 양보와 질서와 규율을 지키며, 연대책임 의식으로 윤리를 존중하며, 바르고 정당한 순리에 따라 살아가자.

어떤 일을 성취코자 조바심과 집착으로, 고집부리며 서두르면 긁어 부스럼만 만든다.

상대방이 나를 알아주지 않고, 무시하거나 비방해도 화내지 말고, 언제나 중도적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웃고 넘어갈 수도 있다. 우리는 똑같은 존재다. 상대와 나를 같은 존재로 보고, 평등사상을 넓혀가자. 나와 내 가족만 생각하고, 내 편만 생각하면 지옥으로 곤두박질치게 된다.

협동만이 살길이다. 우리는 부모님의 협동으로 이 세상에 태어났다. 세상은 ‘나’ 혼자 살 수 없다. 우리는 날마다 남들의 협력과 혜택으로 살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나도 남을 도와주며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생명공동체이다. 네가 죽으면 나도 죽고, 네가 살면 나도 살며, 네가 불행하면 나도 불행하고, 네가 행복하면 나도 행복한 것이다. 항상 남을 좋게 평가해주면 저절로 복이 굴러들어온다. 자기 합리화, 자기 정당성만 강조하다 보면 다툼과 갈등이 일어난다.

모든 일에서 나의 실수나 잘못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 화를 낼 수가 없다. 무지한 사람은 나의 잘못도 있지만, 너는 더 많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니까 화를 내게 된다.

우리는 단 한 사람이라도 나 때문에 손해 본 사람이 없도록 살아가야 한다. 나는 아직 부족하고, 성숙하지 못하여 설익은 과일처럼, 향기도 없고 빛깔도 아름답지 못해서, 만나는 사람들의 가르침과 조언과 도움이 필요하며, 반성과 용서, 이해와 협조를 갈망하며 살아가야 한다.

“나도 누군가에게 고마운 사람이 되어 보자”며 낯선 사람에게도 선한 영향력을 보내주도록 하자.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겸손함이다. 저 밝은 태양은 비추지 않는 곳이 없지만 아직도 그늘져서 어둡고 추운 곳이 있다. 우리는 그런 곳에 밝고 따뜻한 태양이 되어줘야 한다.

‘내가 먼저 변해야 세상이 변한다.’ 내가 변하는 데는 마음공부밖에 없다. ‘논어’에 ‘남이 나를 알지 못함을 근심 말고, 내가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을 더 걱정하라’ 하였다. 세상에는 나보다 못난 사람은 없다. 내가 남보다 더 잘났다는 우월감과 교만한 마음이 문제다. 제 잘난 맛에 살지 말고, 남의 장점을 보고 배우며 살아가자. 그러면 날마다 좋은 날이 된다. 특별하고 비상한 사람이 되려 말고 평범한 생활 속에서, 서로가 마음을 맞추어가며 살아가면 지루하거나 피곤하지 않다. 사람이 하는 일은 잘되는 일보다 잘 안되는 일이 더 많은 것이 인생살이다.

일이 잘 안된다고 화내며 짜증내지 말고, 그런 일까지도 감사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살면 액운이 닥치지도 못하고, 닥쳤더라도 금방 사라지게 된다.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친절하고, 감사하며, 남 흉보는 일에 동참하지 말고, 부드럽고 원만한 인간관계를 맺으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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