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5월은 녹차 빛 향기
도민칼럼-5월은 녹차 빛 향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5.18 16:00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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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원/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
김기원/경상국립대학교 명예교수·남강문학협회장-5월은 녹차 빛 향기

5월의 비가 허무하게 내려 다른 어느 때 5월보다 산과 들이 더 푸르고 푸르다. 생명이 약동하는 푸른 5월. 윤달 2월과 코로나로 침체된 각종 행사가 5월의 쇳소리 마당 앞을 막는 듯하다. 그렇다고 아우성을 칠 수 없고 5월을 그냥 넘길 수 없다. 5월을 상징하는 푸릇푸릇한 신록의 꽃이 생각난다.

빨간 장미, 모란, 작약, 석류, 해당화, 튤립, 개양귀비 꽃, 찔레꽃, 이팝나무가 있는가 하면 5월의 문화 행사로 5월 5일 어린이날, 5월 15일 스승의날, 5.18민주화운동기념일, 5월 21일 부부의날, 5월 27일 부처님오신날이 있어 모든 마음을 모아 보았다. 그러나 푸른 5월을 상징하는 차나무는 문화의 번창과 정신 문화의 밑거름이 될 뿐만 아니라 색향미(色香美)란 맑고 고운 향기로 인간의 정신을 맑게 청결시키고 사회에 흥복을 창조한다.

또 지구상에 수천여 종의 식품 가운데 동시에 신맛, 짠맛, 쓴맛, 매운맛, 단맛, 다섯 가지 맛을 내는 식품은 인공조미료를 제외하고 차나무 잎을 따서 만든 작설차로 3향(三香) 오미(五味)를 가진 식품이라 하겠다. 이 아름다운 맛, 고귀한 향을 가진 좋은 음료가 남부지방에 있고 하동세계차엑스포에서 맛볼 수 있다.

작설차의 고마움을 알리고 함께 마시어 즐거움을 나눔하는 하동의 자연과 한국차인연합회 및 여러 차 단체가 진주 촉석루에 모여 5월 25일을 한국 차의 날로 선포했고 신라 흥덕왕 2년(828) 귀당사 김대렴이 중국 황제로부터 받아온 차 씨를 왕명으로 지리산 기슭에 심게 한 은혜를 기념하고자 신라 고찰 쌍계사 근처 자연석 위에 추원비를 세워 차씨 전래를 기념하였다.

그리고 한국 차의 날 제정은 입춘으로 100일을 기준으로 인간의 행운과 생명의 탄생을 훈창하는 의미를 부여할 만큼 푸른 5월은 차에 관계되는 행사가 곳곳에 열린다.

5월 1일부터 5월 7일까지 전남 보성에서 보성세계차엑스포가 열렸고 5월 5일부터 6월 3일까지 경남 하동에서 2023하동세계차엑스포가 열려 날마다 화계동천에 다향을 날린다. 5월 14일부터 5월 16일까지 경남 창원에서 세계차문화학술대회가 개최했는데 중국, 인도, 케냐, 스리랑카 학자가 제 나라 차 문화를 소개하는데 급급하였다.

1200~2000년의 유구한 차 역사를 가진 대한민국은 작설차를 마시는 차인이 있다는 것도 이 시대의 자랑이지만 찻잎 생산량이 중국의 700분의 1, 스리랑카의 100분의 1, 일본의 20분 1에 불과하고 차 산업 수치 0.06%에 불과하여 영세성을 면할 길이 없었으나 그 대신 다례 예술문화의 발달은 세계적이다. 조상 숭배에 관계되는 효(孝)의 문화, 아리랑 문화 및 차시 문학의 세계는 어느 나라보다 발달되어 세계인에게 어깨를 펴 자랑하고 싶다.

임진왜란 때 호국 승병장 서산대사가 남긴 차시 한 수를 소개한다. / 낮이면 한 잔 차요/ 밤이 되면 한바탕 잠일세/ 청산과 백운이/ 함께 세상일 없음을 이야기하네/ 차 한 잔 마시고 요즘 같은 세상사 다 잊을 수 있고 잠을 잘 수 있다는 것 참으로 은혜로운 일이다. 사회적 갈등, 정치적 갈등을 차 한 잔으로 본래 마음의 용기를 일깨운 푸른 5월의 깃발을 들고 우리의 차 산업을 살려보자. 비록 국내 차 시장은 중국인에게 스스로 자리를 내어준 현실이나, 국민 스스로가 작설차를 애호하면 한국의 차 산업은 발전할 수 있다. ‘하면 된다’ 표어로 노력한다면 발전도 기대된다.

5월을 맞아 차 산업 부흥 행사를 위하여 국비 200여억 원을 투자하여 창원, 보성, 하동에서 세계차엑스포와 세미나를 개최했거나 진행 중에 있다. 우리의 차 산업 발전을 기대보다 우리가 힘을 모아야 한다. 우리 차를 우리가 소비해야 차 산업이 발전한다. 우리의 입맛을 살리는 차 산업 함께 다짐하며 좋은 제품 생산을 기대하는 5월이 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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