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버들잎에 글을 써서(4)
기고-버들잎에 글을 써서(4)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5.21 16:09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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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자/합천 수필가
문경자/합천 수필가-버들잎에 글을 써서(4)

솜씨가 좋은 언니의 감자를 넣고 끓인 수제비와 미나리향이 나는 부침은 환상의 맛이었다. 두 그릇을 먹고 나니 배가 호강을 하는 날이었다. 달콤한 식혜까지 만들어 주었다. 친정엄마가 해주는 맛이었다. 언니의 마음처럼 달달하다. 출발하기 전 더 재미있게 이야기꽃을 피웠다. 언니가 “경자는 어릴 때 시골 콩쿨 대회에서 노래도 잘 불렀다.”며 지금 노래 한번 불러 봐라 했다. 내가 가만히 있자 동생이 “언니 우리 노래 함께 불러요.”했다. 문 자매 가수들의 합창이 시작되었다. 우리 아버지의 십팔 번 ‘섬마을 선생님’ 노래는 시작부터 맞지 않았다. 셋이서 방문을 닫고 노래 부른다는 것이 너무 웃음이 나와 실컷 웃었다.

동생이 추천한 곡 홍경아의 ‘버들잎’노래였다. 동생이 동영상을 찍고 내가 노래를 불렀다. 진짜는 동생이 더 잘 부르는데, 다음 곡은 이미자 ‘울어라 열풍아’노래를 하고 동영상은 돌아가고 셋이 목이 메여 눈물이 나왔다. 엄마 생각에 훌쩍거리면서 울고 울었다. 언니는 손으로 얼굴을 가렸다. 하루만 쉬었다 가라며 표를 취소하라고 했지만 동생이 직장을 나가야 해서 하는 수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두고 먼 길을 와서 금방 헤어지니 너무 안됐다고 하며 울먹였다. 다시 한번 버들잎을 합창하며 아쉬운 마음을 달랬다. 가사를 옮겨 적어본다.

버들잎에 글을 써서/ 물에 던져서/ 허구 한날 우리 님께 띄워 보내서/ 그래도 우리 님은 소식도 없어/ 때로는 목마르게 슬피 울어도/ 날마다 버들잎을 물에 던져요/ 물에 던진 버들잎은 잘도 흘러요/ 저 먼 마을 님을 찾아 잘도 흘러요/ 그래도 우리 님은 오시지 않고/ 해마다 버들잎만 피고 지는데/ 나 홀로 강언덕에 앉아있어요

문덕환 고향 언니께 정말로 감사한 마음을 전합니다. 친정엄마처럼 친언니처럼 따듯하게 맞이해 주신 언니 내외분께 다시 한번 고마운 마음을 전하며 버들잎에 글을 써서 봄 편지를 띄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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