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감사하는 마음의 표현은 정성이다
아침을 열며-감사하는 마음의 표현은 정성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5.23 15:5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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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식/한국폴리텍대학 순천캠퍼스 컴퓨터응용기계학과 교수
박승식/한국폴리텍대학 순천캠퍼스 컴퓨터응용기계학과 교수-감사하는 마음의 표현은 정성이다

필자는 폴리텍대학 진주캠퍼스 컴퓨터 응용기계과 교수로 약 24년간 근무를 하다 올해 1월 30일 자로 폴리텍대학 순천캠퍼스로 전근하게 되어 순천캠퍼스에서 근무한 지 4개월째 접어들고 있다. 폴리텍대학은 대부분이 잘 알고 있는 것처럼 전국 35개 캠퍼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모두 국가에서 정부 투자기관으로 운영되는 국책 특수대학으로, 근무하고 있는 교수들은 인사발령으로 전근을 가기도 한다.

필자는 이전 8년간을 순천캠퍼스에서 근무를 했으므로 시설이나 여건 등에 어색하지 않는 곳 이기도 하며 1년 중 감사를 표현하고 감사를 받는 달이기도 한 5월을 맞이하면서 “많은 돈을 들이지 않아도 정성만 있으면 얼마든지 상대방에 감동을 줄 수 있구나” 하는 생각에 이 글을 아침을 열며 난에 기고한다.

얼마 전 스승의날을 맞이하여 컴퓨터 응용기계과 2개 반 학생들이 각 교수님들께 드리는 감사의 뜻으로 평소 교수님께 하고 싶은 말을 A3용지 2장에 모든 학생이 그림을 포함한 짤막한 글들을 색을 섞어가며 정성 들여 쓴 글귀를 읽으면서 몇 시간 내에 작성한 것이 아닌 며칠에 걸쳐 작성한 듯한 정성 들인 글귀와 글씨, 그림에 감명을 받았다. 그중의 하나를 그대로 옮겨 보고자 한다.

“수업 시간도 많으시고 힘드시죠? 항상 열의를 가지고 한 개라도 더 알려주시려고 애쓰시는 교수님 감사합니다. 지금은 쑥스러워 선뜻 말을 건넬 수 없지만 복도 지나가다가 한 번씩 뵈면 겁나 반갑습니다. 쭈욱 좋은 인연 함께가요! 파이팅!!”이라고 쓰여 있었다.

짧은 표현에서 묻어 나오는 정성 어린 감사의 마음을 느껴 무한한 감동이 되었으며 감사하는 마음의 표현 중에 첫 번째는 정성이 가득한 표현이구나 하는 생각이 짙게 들었다.

이 글을 읽는 순간 ‘내가 수업 시간이 많은 줄 어찌 알았을까?’ 또한 ‘내가 어떻게 하면 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에 고민하며 강의했던 기억과 학생 또한 고객이므로 소중한 인연이라고 항상 생각했던 속마음을 들킨 것처럼 오히려 필자가 학생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다.

이처럼 짧은 글귀에서도 상대방의 특징과 평소에 느끼는 생각을 담아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장점을 갖고 있는 것이며 요즘 방송의 대세인 각종 경연프로그램에서 한 소절만 들어보고 최고점을 주는 심사위원처럼 좌중을 압도하는 재능은 경연프로그램에만 있는 것이 아니며 첫인상, 첫인사, 첫 웃음 등에서도 같은 감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이 글귀 중 “복도 지나가다 한 번씩 뵈면 겁나 반갑습니다”에 저절로 기분이 좋아졌으며 더욱 열과 성의를 다해야겠다는 다짐이 스스로 메아리 되어 오는 것처럼 느껴졌다.

흔히들 학생들에게 인사를 잘해야 한다라고 교육하는 입장에서 많이들 강조한다. 이 인사 또한 상대방에 대한 감사와 존경 등이 내재 되어 있어야 공손한 모습과 표현이 나타나기 때문에 받는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달라지기 마련이다. 물질의 양과 질로 감사하는 마음을 표현하는 시대가 아닌 상대방의 감정을 이끌어 낼 수 있는 방법들은 주변에 많이 있을 것이다. “복도에서 한 번씩 뵈면 겁나 반갑다”는 글귀처럼 메아리 되어 울려 5월 내내 이 울림이 나를 춤추게 할 것만 같다. 출근길에 불어오는 섬진강 강바람이 따스하게 느껴지는 기분 좋은 마음으로 아침을 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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