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분별은 인과(因果)를 낳는다
칼럼-분별은 인과(因果)를 낳는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6.06 15:33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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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분별은 인과(因果)를 낳는다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미래는 안개 속에 쌓여있고, 불확실의 그늘에 가려져 있어서 언제 어느 때 폭풍우가 닥칠지, 언제 빙산의 암초에 부딪칠지 알 수가 없다.

인생의 목표는 행복이다. 행복하려면 복과 덕을 쌓아야 한다. 덕을 쌓기 위해서는 고요한 마음, 깨끗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고요하고, 깨끗한 마음에서 지혜(智慧)가 싹트고, 정의와 양심과 자비심이 싹튼다. 배려심과 너그러운 마음이면 복이 굴러 들어와서 행복한 삶을 살게 된다. 잠시 머물다 갈 인생, 좀 더 사람답게 살아가자. 잘 산 척, 있는 척, 아는 척, 잘난 척, 강한 척하는 척척박사는 되지 말자. 남에게 원망 짓지 말고, 남을 속이지도 말고, 미워하지도 말자.

인생은 일엽편주를 타고 홀로 노를 저어 망망대해를 항해한 것과 같다. 각자 자기 배를 자신이 몰고 침몰하지 않고, 난파당하거나, 표류하지 않도록, 방향을 똑바로 보고, 조심조심 전진해나가야 한다. 세상에는 성공자보다 실패자가 더 많고, 승자보다 패자가 더 많은 것이다.

그런데도 삶의 지혜와 슬기를 배우는 독서를 소홀히 한 것 같다. ‘동쪽으로 기운 나무는 동쪽으로 쓰러지는 법이다. 사람은 자신의 정신이 기운 쪽으로 가게 된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대인관계요, 인내이며, 슬기인데, 이런 것을 배우는 데는 많이 소홀한 것 같다.

외로움은 혼자여서가 아니라, 대인관계 미숙으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있어도 나 홀로 고독한 것이다. 좋은 것을 많이 배워 나가도록 하자. 사소하고 별것 아닌 일에 관심을 쏟는 것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된 것이다. 외톨이들일수록 언쟁이 잦다. 언쟁(言爭)은 말다툼이다. 나의 주장과 상대의 주장이 서로 어긋나, 서로 자기주장을 관철시키고자 하여 다투게 된다.

무지한 사람은 자기주장이 옳지 않다는 걸 알면서도 황소고집으로 억지를 부리며 이기려 든다. 내가 이겨야만 유리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기면 기분이 좋고, 지면 기분이 나빠진다. 기분 좋고 나쁜 것과 상관없다면 굳이 이기고자 고집부릴 필요가 없다. 고집부린 것이 분별심이다. 분별은 인과(因果)를 낳는다. 인과는 좋고 싫은 고락(苦樂)의 연속이다. 즐거움에는 반드시 괴로움의 과보(果報)가 따른다. 이기고자 한 마음이 이기적이다. 이기적이면 망하게 된다.

남을 위한 것이 나를 위한 것이며, 모든 생명을 돌보고 살피는 일이 나와 내 가족을 살피는 일이다. 망할 사람은 할 일을 두고도 움직이지 않고, 씻고 먹는 것까지도 귀찮아한다. 마음으로는 저 일을 해야지, 생각하면서도 의욕이 없고, 무기력하여 몸을 움직이지 않는다. 언제나 자신을 합리화하면서, 남이 잘되면 배 아파하고, 시기, 질투와 막말과 험담을 일삼는다.

심지어 부모, 형제, 이웃, 친구의 뒤통수치는 행위도 서슴지 않는다. 내주장이 관철되어 기분 좋았다면, 그 과보(果報)로 기분 나쁜 일이 반드시 오는 것이다. “선악개오사[善惡皆吾師]”라, 착한 일이나 잘못된 일 모두가 나의 스승임을 알자. 수행자는 전생에 계율을 지키고, 베풀며, 선하게 살았기에 이생에서 인간의 몸을 받았고, 불법을 만난 행운을 누리고 사는 것이다.

계율을 잘 지키면 안전과 평안이 오고, 자비의 마음을 갖게 된다. 멋대로 살면 날마다 번뇌가 늘어나서 인간의 탈을 쓴 괴물로 전락, 지옥으로 곤두박질하게 된다. “더 가지려 욕심부리지 말고, 남을 미워하지 말자. 거짓은 무지에서 자라고 뿌리내린다. 뭐든지 많이 가진 자는 두려움이 많고, 적게 가진 자는 두려움이 적다. 욕망을 좇는 자는 항상 더 가지고 싶어 한다.

부귀권력을 지키려는 자와 빼앗아 가려는 자의 욕망이 서로 충돌할 때, 모함과 범죄가 일어난다. 밀물이 있으면 썰물이 있다. 기분 좋은 일이 있으면 반드시 기분 나쁜 과보가 온다. 고락(苦樂)의 인과(因果)란 좋은 때가 있으면 반드시 나쁜 때가 오는 과보(果報)가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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