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묵직하게!
도민칼럼-묵직하게!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6.19 16:09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묵직하게!

정상이 아니다. 지금 후쿠시마 오염수 혹은 처리수 혹은 핵폐수 이 명칭을 가지고 하는 고소 여부를 논하는 것도 정상은 아니다. 소금 사재기나 활어시장 판매급감도 마찬가지다. 그러면 왜 이렇게 정상이 아닌 상태가 되었을까?

일본은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와 이후 상황을 전 세계에 아니 자국내에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 엄청난 해일로 원자로가 파괴되는 장면을 영상을 통하여 보고 있고 각종 다큐멘터리로 엄청난 방사능이 유출되고 있다는데도 방송을 통하여 후쿠시마는 안전하다는 것만 말하기 바빴다. 당시 방사능 유출로 인한 공식적 사망자를 단 1명이라고 발표했다.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 출신인 김익중 전 동국대 의대 교수는 일본 의사들로부터 일본 정부가 특정비밀보호법이라는 법을 만들어 원전 사고와 방사능 오염 때문에 발생한 질병 또는 역학조사 결과에 대해 말을 못하게 한다고 들었단다. 내부적으로는 조사가 진행되는지 모르지만 전 세계 국민들은 그 원전 사고가 일상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모르므로 속칭 ‘괴담’이 돌 수밖에 없었다. 결국 2018년 일본 정부가 발간한 문서에서 방사선 피폭으로 인한 사망을 인정했다. 하지만 불신은 더 깊어졌다.

그리고 오늘날 후쿠시마 오염수를 방류하겠다고 한다. 오염수는 다핵종제거설비 즉 ALPS로 처리되어 안전하다는데 안전하다면 일본 내 공업용수나 농업용수로 사용하지 왜 전 세계 인류가 공유하는 바다에 내보내는지 묻고 싶다. 일본 정부는 솔직해야 한다. 안전하지는 않은 것이다. 엄청난 태평양 물로 희석하면 안전하다는 가설이 있을 뿐이다. 물고기도 인간도 당장 방사능에 노출된다고 죽지 않는다. 체내에 쌓이는 것이 문제다. 먼 미래에 일어날지 어떨지 모르는 일을 가지고 왜들 그리 호들갑스럽냐고 하겠지만 생명과 직결된 문제에 초연할 수 있는 인간은 없다.

일본을 신뢰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우리가 불안을 떠안을 수는 없다. 일본은 국제사회에 모든 상황을 오픈하고 전 세계 과학자로 구성된 사찰단을 받아들여 상시 안전을 점검받아야 한다. 더불어 방류 이외의 대안에 대해서 계속 고민해야 한다. 비용 문제 때문에 방류하려고 한다는 사실을 안다. 자기들의 이익을 위해서 전 세계인이 그 위험을 감수할 수는 없다. 위험하지 않다고 말하려면 그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다핵종제거설비를 잘 운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여전히 믿지 못하겠는데 못 믿으니 별 수 없다고 나와서는 안 되는 것이다. 불신의 원인이 일본에 있으니 그 불신을 종식시키는 것도 일본의 몫이다.

그런데 더 문제는 우리다.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는 정치적인 문제가 아니라 생존이다. 당리당략으로 이용할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바뀌었다고 그 기조가 변해서는 안 된다. 2021년 제주지사였던 원희룡, 부산시장 박형준 모두 방류를 반대했다. 이 문제는 어느 당을 지지하느냐에 따라 방류 허용을 선택할 문제가 아니라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 이런 때, 우리 정부가 나서서 저들의 목소리를 대신 내는 모습은 전혀 이성적이거나 과학적으로 보이지 않는다.

요즘 과학적인 근거, 과학적인 사고로 말해야지 괴담을 떠들면 안 된다는 말을 한다. 과학에 100%가 있는가? 우리가 아는 정확한 결과에 따라 말한다면 방사능은 인체에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물질이고 원전 오염수 방류는 생태계를 파괴할 수 있고 방류 시기만 해도 30년이고 그 영향이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알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이다. 알 수 없지만 결코 이롭지 않은 상황을 만든다는 것은 과학을 논하기 전에 모든 이들이 안다.

그런데 우리 안에서 웬 소동인가? 방류를 막아야지, 방류를 가정하고 소금 사재기를 하는 건 저들이 우리를 얕잡아 말하는 ‘냄비근성’ 소리나 들을 것이다. 바로 이웃에 사는 나라로 누구보다 더 관심을 가지고 이 문제를 지켜보아야 한다. 그리고 정상적으로 묵직하게 원전 오염수 방류 반대 의견을 관철시켜야 한다. 아니면 그 오염수는 핵폐수가 되어 돌아올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