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골프, 티칭 프로 도전기
아침을 열며-골프, 티칭 프로 도전기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6.22 17:0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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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
박익열/경상국립대학교 휴먼헬스케어학과 교수-골프, 티칭 프로 도전기

시간은 벌써 6월 말, 엊그제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고 밤이 가장 짧다는 하지(夏至)를 지났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하지의 절기에 맞춰서 각 대학들은 종강(終講)을 했다. 종강하자마자 그렇게 북적이던 교정도 식당도 한적하기 그지없다. 각자의 고향이든 도서관이든 아르바이트 등의 삶의 현장으로 또 다른 삶을 살아볼 수 있는 기회가 바로 방학이다.

필자(筆者) 역시 학생들과의 상담에서 2~3가지 방학 중 실천해 봄직한 과제를 제시했다. 그 중 하나가 20대 대학생의 버킷리스트(bucket list: 죽기 전에 꼭 한 번쯤 해보고 싶은 것들을 정리한 목록)를 작성해보고 실천 가능한 것은 도전해 보라는 것이었다. 20대에 무슨 버킷리스트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연령대별 버컷리스트는 분명히 차이가 있기에 과제를 준 것이다. 너무 어려운 과제가 아니라 이루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들 중에서 실천해보자는 의미다.

며칠 전에 필자 또한 버킷리스트 중에 한 가지를 도전해서 그 성취를 맛보았다. ‘골프 티칭프로 테스트 도전’이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겨우겨우 실기를 합격하였다. 물론 4일간의 이론 강의 수강 후 필기 테스트가 남아 있지만 이론은 다른 어느 사람보다 자신이 있기에 별 부담이 없다. 앞서 표현한 ‘겨우겨우 실기 합격’에 대한 도전기를 나름의 관점으로 피력(披瀝)해 보고자 한다.

골프 구력 14년이면 어느 정도 점수(score: 타수) 관리가 된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1만 시간의 법칙도 있지 않은가! 어떤 분야의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하루 3시간(약 주당 20시간) 10년 정도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이론이다. 하루 3시간씩이 무리일지는 모르겠지만 총 1만 시간은 족히 넘었으리라 자부한다. 그러니 어떤 코스에 가서도 싱글(79타 이내) 정도의 공을 치고 있다. 그런데 모(某) 사단법인의 ‘티칭 프로 실기 테스트’라고 하는 장면에서는 그 엄청났던 부담감으로 제대로 스윙을 할 수가 없었다. 더구나 여러 지역에서 온 동반자들이 전반 9홀에 줄줄이 탈락하는 상황이라 더욱 가슴 졸이며 18홀을 마쳐야 했다.

실제 대학의 교원인 필자는 굳이 프로 자격증이 없어도 골프 강의를 함에 문제는 없지만 이 자격증이 당장 절실하게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더욱 가슴 졸이며 실기 테스트에 응시해야 했으리라 생각된다. 게다가 매 홀, 옆에서 지켜보는 경기위원들 앞에서 경기하기가 참 난감하였다. 또한 디봇(divot: 골프채에 맞아 뜯긴 잔디 자국)에 놓이거나 잔디가 없는 곳에서도 볼의 옮김이 없어야 하고, 매우 짧은 거리도 컨시드(concede: 짧은 거리의 퍼팅이 남았을 때 실제로 퍼팅하지 않고도 퍼팅해서 넣은 것으로 인정받는 것) 없이 홀인(hole-in)을 하여야 하는 경우는 평상 시 연습이 없으면 실수할 수 있는 여지가 많은 경우라 더욱 부담감이 배가된다.

게다가 멀리 있다는 이유로 골프장 코스 역시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이라 그 낯설음이란 긴장감을 더해 줄 수밖에 없었다. 또 평상시 사용하던 거리측정기(고저차(高低差) 보정(補正)이 되는 거리측정기)는 사용조차 할 수 없다 보니 오로지 캐디에게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보니 자신 있는 샷을 구사하기가 어려웠다. 물론 고저차 보정이 없고 직선 거리만 나오는 거리측정기(예, 골프 버디에서 출시되는 GB LASER TOUR)는 사용 가능하다.

그러니 이쯤에서 ‘티칭 프로 테스트’를 희망하는 지원자에게 2가지만 조언하고자 한다. 첫째, 평상시 라운드를 할 때 골프 규칙에 명시되어 있듯이 공은 놓인 그대로 경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초보자니 배려니 뭐니 하면서 적당한 곳에 옮겨서 치는 게 어느덧 보편화되어 있으니 지원자는 명심하기 바란다. 둘째, 컨시드존(concede zone, OK zone) 의지하지 말고 무조건 홀인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각 골프장마다 원활한 경기 진행을 위해 컨시드존을 활용하지만 실제 테스트에서는 허용되지 않기에 매우 짧은 거리의 퍼팅을 실수하는 경우가 흔히 있기 때문이다. 아마추어 골퍼에서 프로의 반열(班列)로 입성함에도 골프를 즐기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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