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집안 기운을 밝고 맑게 하자
칼럼-집안 기운을 밝고 맑게 하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7.18 15:56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집안 기운을 밝고 맑게 하자

인생을 살아가는 데는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다. 온갖 고통의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상황이 호전된다. 이를 거부하거나 도피하면 상황은 더욱 악화될 뿐이다. 어려운 현실을 그대로 다 받아들이고 수용할 때 희망이 보이고, 발전의 기회가 온다. 고통스런 일이라도 대범하게, 평소 일처럼, 그대로 받아들이는 용기와 인내를 발휘해나가면 별일 없이 지나가게 된다.

어리석은 사람은 어려움에 굴복하고, 현명한 사람은 어려운 일에서도 발전의 기회를 포착해 내는 것이다. 우리가 일주일 동안 열심히 일했으면, 그 전의 일주일 보다 더 행복해져 있어야 하고, 1년을 열심히 일했으면, 그전의 1년보다 훨씬 더 행복해져 있어야 정상이다. 무지한 사람은 계획을 세우는 것도 늦고, 일을 착수하는 것도 늦으며, 일을 한 후, 휴식 시간도 길고, 피곤하면 짜증도 많고, 인간관계도 거칠며, 감각도 무디고, 일에 정확성도 떨어진다.

이렇게 무지한 사람이면 세상에 누가 항상 피곤해하고, 축 늘어져서 비실비실한 사람에게 거래하거나 큰일을 맡기겠는가? 그런 사람은 직장생활이나, 사업을 해도 결과는 실패뿐이다.

몸놀림을 가볍게 하고, 피곤하다는 말을 입 밖에 내지 말자. 모든 일은 체력문제 보다, 정신력의 문제이다. 좀 더 지혜로워져 보자. 무지한 사람은 가정의 평화와 가족들의 행복을 위하여 열심히 일하고 돈을 벌지만, 막상 퇴근하여 집에 오면 가족과 함께 다정한 대화를 나누거나, 행복한 시간을 갖지 못한 사람이 많다고 한다. 그것은 온종일 돈 버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다 써버리고 지쳐서, 가족들에게는 날카롭고 불친절한 경우로서, 이건 참 잘못된 것이다.

마음공부란 내가 나를 바꿀 수 있는 힘이 내 안에 있기 때문에 나를 바꾸어가는 과정이다. 모든 일에 집착을 없애보자. “좋고 싫은 것만 없으면 아무 탈이 없다. 갈등은 좋고 싫다는 차별에서 오고, 평화는 집착 없는 데서 온다. 좋고 싫다는 집착에서 벗어나는 것이 마음공부다.

무심해져 보자. 무심은 번뇌, 망상, 망념이 하나도 없는 상태를 말한다. 돈, 직위, 가족 모두를 무심하게 바라보는 눈을 가지면 평화롭고 집안에 활기가 돈다. 가족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이 옷 입어라, 이것 먹어라, 운동해라, 살 좀 빼라, 이런저런 애정 어린 말들을 반복하면 지시와 간섭으로 변질된다. 가족을 생각하여 해준 말들이, 오히려 가족의 일에 참견하고 압박하는 것이 된다. 그러다가 말 안 듣는다며 화내고 상처 주면, 서로에게 아무런 이득이 없다.

충고나 조언보다는 상대의 입장에서, 공감하는 마음으로 바라보고, 그의 말을 들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내 뜻대로 판단하지 말고 ‘그냥’ 들어주자. 상대의 마음을 얻지 못한 조언과 충고는 소음과 잔소리에 불과하다. ‘그냥’들어주며 상대의 마음을 얻어야만 잔소리도 훌륭한 ‘조언’이 되는 것이다. 자식 걱정도 모두 내려놓자. 그들도 다 알아서 한다. 그보다는 자기 자신을 잘 살펴보고, 건강도 챙기며, 가족들과 다정다감하게 살아가자. 친구가 좋다며 너무 밀착 하지 말고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자. 늙고 병들면, 그 친구가 병간호도 해주고 임종도 해주며 장례도 치려주고 제사도 모셔주겠는가. 그렇다면 가족, 배우자에게 함부로 대해도 된다.

사람이 죽기 직전 가장 후회하는 말은 가족에게 그동안 사랑한다 말하지 못한 것이라 한다. 삶의 자세를 바꾸어서, 가족을 안아주고 사랑한다 말해 주자. 늘 사랑을 표현하며 입가에 미소를 지으면, 몸도 마음도 머리도 가볍고 편안해지면서 밝은 분위기에 만복이 굴러들어 오게 된다. 지금 만난 사람, 가장 가까이 있는 사람에게 마음의 문을 열고, 사랑과 존경을 표현하며 너와 내가 둘 아님을 깨닫는 것이 가장 큰 마음공부다. 우리 모두 품격(品格)을 지켜가자.

입을 잘 다스리면 품격이 있고, 입을 잘 다스리지 못하면 품격이 없다는 의미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