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장사의 경쟁 업체는 옆 가게가 아니다
진주성-장사의 경쟁 업체는 옆 가게가 아니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7.24 16:2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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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
황용옥/진주 커피플라워 대표-장사의 경쟁 업체는 옆 가게가 아니다

커피를 잘하는 사장의 하소연과 줄 서서 대기표 뽑았던 식당 매출이 떨어져 매각을 검토하는 사장의 고민을 듣는 일이 많다. 쉬운 창업만큼 폐업이 많은 이유는, 장사를 위해 사람이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요즘처럼 비가 잦은 날에는 돌아서면 풀이 올라오고 나무들이 콩나물 자라듯 무성해져 있다. 나무를 제대로 키우기 위해서는 톱과 전지가위를 들고 잔가지나 필요 없는 나무는 잘라내어야 하는데, 폐업이 빠른 사장들의 대부분은 늘 해왔던 사고와 습관들을 버리지 못하고, 손님이 좋아하는 일이 아닌 사장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다.

조금 일찍 오픈해서 출근하는 고객을 유입하라 했더니 아침잠이 많다고 하고, 매장 입구를 보기 좋도록 화초와 나무를 갖다 놓으라 하니 있는 나무도 고사시켜 버리고, 매장 운영 및 커피 수업을 배우라 하면 직원이 알아서 잘한다고 믿고 맡긴다 한다.

빠른 속도로 운전하다 보면 옆 차선 볼 여유가 없이 앞만 보게 되듯, 장사가 안될수록 주변을 둘러볼 여유가 없고, 오지 않는 손님의 원인 분석보다는 몇 사람 단골에게 집중하는 것을 알 수 있다. 한 번이라도 찾아 주는 손님들이 고맙기는 하겠지만, 몇 손님의 말을 맹신하고, 진심 담긴 손님들의 조언은 잔소리이자 거슬리는 말인 것이다.

장사는 자신이 싫어하는 것을 해야 잘되는 법이다. 기분 좋은 말, 좋은 이야기만 손님들에게 들으려 하면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게 되고, 유유상종하게 되어 결국엔 그 매장만의 정체성과 색 표현되어 다른 더 많은 집단이 찾지 않게 된다.

사람도 오랫동안 자라나는 나무와 같아 바위틈에 뿌리를 내리고 주변 환경에 따라 성장하며 맞춰 살다, 환경이 바뀌게 되면 성장이 멈추거나 죽는 경우가 있다. 사람 역시 창업할 나이가 되면 이미 40년 이상 가족, 직장, 인간관계, 배움, 경험들로 정신적 사고와 육체적 근육의 DNA들이 매일 다람쥐 쳇바퀴처럼 익숙해져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것에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을 싫어하고, 평생 해왔던 하루 일어나는 시간과 잠드는 시간, 익숙한 것에 빠져 새롭게 변화를 받아들이고, 익숙한 것을 단절하는 의지가 부족하게 된다.

장사해서 폐업하는 사람 대부분이 자존심이 강하다. 그 자존심은 자신의 생활 습관에 일상의 변화에 반한다면 들으려 하지 않는 것이다. 장사가 쉽지만 어려운 것은 습관을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일찍 출근하는 손님들을 위해 8시 오픈하기’, ‘매장 홍보하기 위한 하루 한시간 SNS 홍보하기’,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강의 또는 자격증 취득하기’, ‘손님들에게 반갑게 목소리 높여 인사하기’, ‘커피 한 잔 더 리필 해 드리기’ 등등.

장사는 옆 가게나 경쟁업체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신과 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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