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일등 처세술
칼럼-일등 처세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8.08 15:48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일등 처세술

성인이면 누구나 매일 직장에 출근하여 일을 한다. 출근이란 사실상, 생존을 위한 전투에 나선 것과 같다. 상사, 부하, 동료들과 치고, 받고, 싸움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근무실적과 진급 문제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곳이다. 직장동료란 속내를 알 수 없는 아리송한 적들이다. 그래서 직장일이란 몸도 마음도 힘들며, 척척 되는 일도 없고, 뭐 하나 수월한 것도 없다.

더구나 신입들은 처음 하는 일이어서 서툴지만, 반복 실천하다 보면 노련해질 날이 분명 온다. 선배들도 처음엔 서툴렀기 때문에 자신감을 가져보라. 처음 가는 길은 호기심 가득한 길이다. 새로운 길을 가는 흥미로움을 만끽해보라. 직장이란 조심스러운 곳이다. 집에서는 내 맘대로 해도 되지만 직장에서는 어리광도, 요령 부리는 것도 용납되지 않는다. 조심하고 또 조심하자.

집에서는 세수를 안 해도 되고, 운동복, 잠옷 차림도 문제가 없지만, 출근 때는 직장에 맞는 복장을 갖추어야 한다. 직장에서 너무 침묵하면 분위기를 무겁게 할 수 있고, 내 맘대로 떠들면 동료들 근무에 방해가 된다. 직장에서는 근무성적 성적보다 대인관계가 더욱 중요하다.

늘 자신을 낮추고 겸손해야 하며, 상대를 높여줘야 마찰이 없다. 선임들도 신입들을 무시하거나 함부로 대하지 말아야 한다. 부처님은 부인·자식·제자·부하직원도, 상·하 관계가 아닌 평등으로, 주종의 관계에서 갑도 을을 예로써 존중하라고 하셨다. 그러므로 자신을 낮추면 높아지는 것이며, 자신을 높이면 낮아지는 것이다. 늘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공경하고 배려하는 겸손한 마음과 예의 바른 말과 행동으로, 동료의 성공을 축하하며 미소를 잃지 않도록 하자.

직장인은 서로가 경쟁 관계다. 좋은 경쟁자가 많을수록 직장은 번창한다. 혼자 뛰는 육상경기가 없듯이 상사와 부하, 동료와의 경쟁을 피할 수 없다. 경쟁 관계도 중요한 대인관계이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만 내가 성장한다. 적개심, 증오, 복수심, 중상모략은 절대 금물이다.

신체적으로는 약해도 심리적으로 강해야, 고난과 어려움을 극복해 낼 수 있다. 극복(克復)이란 이겨내어 회복한다는 말이다. 나의 어려움을 이해하고, 나의 고난에 긍정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상사나 부하, 동료가 필요하다. 그들과 진실한 대화와 소통으로 감정적, 심리적 지원을 충분히 얻을 수 있도록 처세하자. 모두를 차별 없이 친절하게 대하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말자. 상대를 낮추어 보거나 하찮게 여기지 말고, 마찰이 있었다면 내가 먼저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내 편 들지 않았다고 상대를 비난하거나, 지쳐있는 동료를 못 본 척하지 말고, 힘겨워하는 사람을 외면하지 말아야 하며, 공동체의 발전을 위해 화합 정신을 발휘해나가자.

자신의 욕심을 버리고 예의를 지키며, 정도(正道)를 걸어가는 것만이 발전의 기틀을 쌓는 것이며, 모두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고 자긍심을 갖게 하여, 직장의 발전을 가져오게 된다.

좋은 일이든 궂은일이든 동료들과 고락을 함께할 때 평화로운 직장 분위기에서 마음 편히 일할 수 있다. 실패 없이 성공한 사람은, 실패를 거듭한 후 성공한 사람만큼 행복과 만족을 모른다. 실패를 두려워 말고 용기와 자신감을 갖자. 많은 상처를 받으면서도 이를 극복하고 이겨낸 사람의 삶이 더욱 빛나고 아름다운 것이다. 자신에게 쓰라린 상처가 있었다면 오히려 자랑스럽게 여기는 마음을 가져보자.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서라’는 옛 선사의 말씀이 있다. 그 위대한 가르침을 360뼈마디와 팔만사천 털구멍에다 모두 새겨 넣도록 하자.

말만 열심히 하지 말고 일의 현장에서 모범적인 언행으로, 인내의 정신을 발휘하며 직장의 이익과 발전을 위하면서, 모든 동료들을 가족 대하듯 자비롭고 선한 마음으로 대하는 것이 ‘일등 처세술’이며 나날이 발전하는 전망 밝은, 미래의 지도자로 우뚝 서게 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