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바른 처세술
칼럼-바른 처세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8.15 15:36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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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바른 처세술

“선인선과(善因善果) 악인악과(惡因惡果)”다. 인과는 서로 떨어질 수 없다. 자나 깨나 선업을 짓고, 꿈속에서도 선업을 지어가자. 차생고피생 차멸고피멸(此生故彼生 此滅故彼滅)이다.

이것이 생하므로 저것이 생하고, 이것이 멸하므로 저것이 멸한 것이다. 지금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도 영원한 자리는 아니다. 내일이면 그 자리를 내놓고 다른 자리로 옮겨가야 한다. 좋은 자리에 있을 때 두루두루 살펴주고 규율을 엄수하며, 온 힘을 다해 일하도록 하자.

그러면 심리적, 정서적 안정으로 밤에도 충분한 숙면을 취할 수 있고, 어려운 일도 해낼 수 있다. 인간관계는 내가 먼저 어려운 일을 하고, 양보하며, 내가 먼저 친절을 베풀어야 한다. 상대에게 호감을 갖고 친절하게 대해주어서 손해 볼 것은 없다. 항상 밝게 미소 지으며 부드러운 음성으로, 직장발전에 도움을 주면 건재하게 근무할 수 있고 전도가 매우 밝다. 경쟁자는 나에게 총칼을 겨누고 있는 불구대천 원수가 아니다. 경쟁자 때문에 내가 성장한다.

강경일변도로 나간 사람이 유리한 적 없다. 강하면 부러지기 쉽고, 남 보기도 추한 것이다. 마음에 안 들더라도 모두를 포용하자. 내가 양보하면 의연해진다. 직장은 종횡으로 연결된 유기체다. 간부는 회사와 하부조직을 연결하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그래서 상사에게 잘 보인 것을 회사에 잘 보인 것이라 한다. 상사는 회사 방침을 부하에게 전달하고, 수행시켜 나간 사람이다. 상사에게 잘 못 보인 경우 소신껏 일할 수 없다. 그렇다고 아부하란 것은 아니다.

상사도 사람이란 걸 알라는 말이다. 자기 눈에 미운 사람을 소신껏 일하도록 내버려 둘 상사는 없다. 직장인 평가는 회사가 직접 내리지 않고 상급자, 즉 간부의 눈을 거쳐서 평가한다. 나의 근무 평가는 상급자의 눈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어떤 상사든 자기 마음을 거스르는 부하에게 좋은 점수를 주는 사람은 없다. 직장인들에게는 걷고, 머물고, 앉거나 눕거나 말하고, 침묵하고, 움직이거나 멈추어 있을 때도 모든 순간을 조심하여야 한다. 직장을 수행처로 삼고, 매 순간 자신을 잘 다스려 나가면, 건강하고 편안하게 근무할 수 있고, 잠자리도 편안하다.

나의 언행이 바르면 남들이 나를 좋아하여 희망찬 나날이 된다. 그리고 내가 힘들 때 도움 준 사람을 절대 잊지 말자. 반대로, 내가 힘들 때 내 곁을 떠난 사람은 인연을 끊거나 원수지지 말고 그를 불쌍하게 보고 그냥 아는 사람으로만 지내는 것이 올바른 ‘처세술’이다.

항상 자신을 낮추고 상대를 높여주면 마음이 평화로워져서 안색도 맑고 밝아서 생을 마감하는 순간에도 잡귀들에게 휘둘리지 않는다. 중생들은 천만년 살 것처럼, 대단한 척 호기부리기 쉽다. 생명이란 ‘숨이 붙어 있고 없고의 차이’와 ‘눈으로 볼 수 있고 없고의 차이’다. 그저 종이 한 장 차이로 왔다 갔다 한다. 높은 자리도 별것 아니다. 양보하며 살아가라.

남을 위한 일에 소홀한 사람은 인격이 부족한 사람이다. ‘불법(佛法)’은 ‘부처님 가르침’이다. 불법에서는 번뇌를 없애려 말고 오히려 깨달음의 뿌리로 삼아야 하며, 생사윤회에서 벗어나려 하지 말고, 생사윤회 속에서 지극한 평화를 찾도록 가르친다. 복잡한 사회생활 속에서도 조용히 수행하는 마음과 습관이 몸에 배이도록 하자. 직장은 수행의 장이다. 일이 힘들다 불평 말고, 노련한 ‘처세술’로 생활개선의 길잡이가 되어보자. 자신의 모든 언행이 선업일 때 번뇌가 소멸되고 행복이 찾아온다.

헬렌 켈러는 “세상은 고통으로 가득하지만 한편 그것을 이겨내는 일로도 가득 차 있다”하였다. 지극한 마음으로 훌륭한 목표를 세우고 추진해나갈 때 성공을 쟁취할 수 있다. 직장발전을 위해 좋은 일을 한 후에도 그 대가를 바라거나, 누가 알아주길 바라지 않는 것이 올바른 ‘처세술’이다. 항상 바른 생활로 나날이 발전해 나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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