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칠월칠석(七月七夕)
진주성-칠월칠석(七月七夕)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8.20 15:4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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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 대종사/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 대종사/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칠월칠석(七月七夕)

8월 22일(음력 7월 7일)은 칠월칠석날이다. 우리 조상들은 음력 날짜로 양수(陽數)인 홀수날이 겹칠 때를 길일(吉日)이라 하여, 그냥 넘기지 않고 그날을 기리는 의식으로 민속놀이 한 마당을 즐기며 그 의미를 되새기곤 했다. 1월 1일은 설날이고, 3월 3일은 삼짇날, 5월 5일은 단오절, 7월 7일은 칠석날이다.

칠석날은 견우와 직녀가 일 년에 한 번 은하수를 건너 서로 만나는 뜻깊은 날이자 바로 직녀성의 날이기도 하다. ‘태백일사’에는 인류의 조상이라고 일컫는 ‘나반’이 ‘아만’을 만나기 위하여 하늘의 강, 즉 은하수를 건너는 날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하늘의 은하수를 천해(天海)라고 했으며, 천도(天道) 즉 하늘의 길이 이 북극에서 열린다고 믿었다.

칠석날이 지나야 벼가 이삭을 맺고, 모든 과일은 고유의 맛이 들어 특별한 맛을 낼 수 있게 된다. 양의 기운이 극에 달한 단오절과 달리, 칠석날은 양과 음이 같아져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임금의 옥좌 뒤에 그려져 있는 일월오악도(日月五嶽圖)는 임금의 위상을 나타내기도 하지만, 칠석날 해와 달이 동시에 떠 있는 형상을 나타내는 것이라고 한다. 오악은 팔도강산을 나타내고, 임금이 나라를 다스릴 때 음양의 기운이 똑같아 불편부당하고 공평하게 통치한다는 교훈도 담고 있다.

칠월칠석날은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 번 만나는 날이라고 한다. 그들이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건널 수 없는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보고 싶어 애태우면서 지내야 한다는 전설이 있다. 이와 같은 안타까운 소식을 들은 까마귀와 까치들은 해마다 오작교라는 다리를 놓아 그들이 칠월칠석날 만남을 도와주기 위해 모두 하늘로 올라간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견우직녀 만남의 다리를 놓느라고 까치와 까마귀의 머리가 모두 벗겨져서 죽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까치와 까마귀가 견우와 직녀가 사랑을 나눌 수 있도록 자신을 희생하며 다리를 놓아주는 자비행은 이 시대에 우리가 본받아야 할 멋진 가르침이다.

불교에서 칠월 칠석은 칠성님의 자비심을 빌어서 자손들의 번영과 가족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불공을 올린다. 칠성님은 사람이 태어남을 관장하고 수명을 연장하는 역할을 한다 하여 어머님들께서는 자손들의 수명장수를 위하여 칠성님 전에 지극정성으로 기도 발원하신다. 칠월칠석날에 자손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면서 회심곡을 들으며 부모님의 자식 사랑에 다시 한번 감사드리는 기회를 가져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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