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백중(百中)
진주성-백중(百中)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8.27 15:2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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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 대종사/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 대종사/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백중(百中)

오는 8월 30일(음력 7월 15일)이 백중(百中)이다. 백중날은 백종(百種), 망혼일(亡魂日), 중원(中元)이라고도 하며, 우란분절(盂蘭盆節)이라고도 하며 음력 7월 15일이다. 백종은 이 무렵에 과실과 채소가 많이 나와 백가지 음식을 마련해 조상에게 재를 지낸다고 하여 유래된 명칭이다. 망혼일은 먼저 세상을 떠난 조상들과 고혼 영가의 극락왕생을 비는 목적의 천신(薦新)을 하므로 유래된 명칭이다.

백중은 불교에서 5대 명절로 부를 정도로 매우 중요한 날이다. 백중을 앞두고 각 사찰에서는 조상을 기리기 위한 백중기도에 들어가게 된다. 백중기도를 통해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부모님의 소중한 은혜를 다시 한 번 되새기게 되는 것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오늘날에도 불자들은 백중을 계기로 잊고 지냈던 효(孝), 즉 부모를 돌아보는 계기를 갖는다.

백중은 목련존자의 어머니를 향한 효심을 담은 ‘불설우란분경’에서 유래됐다. 어머니가 생전에 악행을 저지른 과보로 음식을 먹지 못하는 아귀도에 떨어져 극심한 고통 속에 있는 것을 신통으로 알게 된 목련존자는 어머니의 구원을 부처님께 청원한다. 이에 7월 15일 백중날, 7대 부모와 현생의 부모를 위해 오미백과, 향촉과 의복 등을 준비해 대덕스님들께 공양해 부모에게 받은 은혜에 보답토록 했다.

목련존자는 가르침대로 정성을 다해 갖가지 공양을 준비하고 축원을 하니 그 공덕으로 어머니가 지옥도에서 벗어났다고 하는데 이가 우란분절의 유래다. 우란분회를 열어 공양을 올리고 나누는 기도와 법회가 오늘날까지 이어져 오고 있으며, 백중은 부처님오신날, 출가절, 성도절, 열반절과 함께 불교의 5대 명절이다.

백중은 목련존자의 이야기를 통해서 우리에게 부모님과 조상의 은덕이 얼마나 소중하고 아름다운 것인지를 일깨워준다. 불교에서는 부모님의 은혜를 제대로 아는 것, 즉 효행을 유난히 강조한다. 불교의 경전 중에 효 사상을 강조한 것으로 ‘부모은중경’을 비롯한 ‘목련경’, ‘우란분경’ 등에서 보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오늘날 바쁜 일상과 더불어 다양한 가족의 형태 및 가족 붕괴의 위기에 직면해 있는 현대인들에게는 가족의 소중함과 효에 대해 일깨워주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백중날이 부모와 조상님의 은혜를 되새기고 모든 인연들을 위해 기도하는 날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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