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일주문(一柱門)
진주성-일주문(一柱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9.03 15:3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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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 대종사/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 대종사/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일주문(一柱門)

큰 사찰에 들어설 때 가장 먼저 만나게 되는 건축물은 일주문(一柱門)이다. 일주문은 양쪽에 기둥이 하나씩 세워져 지붕을 받치고 있는 모양새다. 일주문의 기둥이 하나로만 되어 있는 것은 일심(一心)을 의미한다. 이 일주문에는 통상 사찰의 이름이 적혀 있다. ‘가야산 해인사’처럼 산과 절의 이름이 일주문 현판에 새겨져 있다.

사찰은 부처님의 세계를 상징적으로 표현한 공간이며 동시에 수행자의 수도처이다. 그리고 불교에 귀의한 신도들의 신앙생활의 공간이기도 하다. 사찰의 구조는 불교에서 말하는 세계의 중심 수미산으로 오르는 길을 상징화한 것이다. 인간계에서 천상계로 올라가는 길인 셈이다.

첫 번째 문인 일주문은 수미산을 오르는 산기슭을 상징한 것으로, 이곳에서는 일체 번뇌망상을 내려놓고 수행 정진으로 불도의 길을 오른다는 뜻이 있다.

두 번째 문인 천왕문(天王門)은 사천왕천(四天王天)을 상징하며 이곳에선 온갖 욕심과 집착을 정화하고, 수행을 방해하는 마구니들을 쫓는다는 의미다.

세 번째인 불이문(不二門)은 제석천왕이 다스리는 두 번째 천상계인 도리천을 상징하며, 부처와 내가 둘이 아니고, 선과 악이 둘이 아니라는 중도의 마음을 뜻한다.

부처님의 위신력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지만 사찰의 일주문 안으로 들어오게 되면 온전한 부처님의 세계가 되는 것이다. 불교에서는 보통 부처님이 주로 거처하시는 곳을 수미산으로 표현하는데, 일주문은 수미산에 드는 입구가 된다.

또 사찰의 문은 산문(山門)이라고 표현하는데 사찰이 산에 있어서가 아니라, 사찰이 수미산을 본받아서 지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사찰에는 불이문이 없이 일주문만 있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일주문이 불이문을 겸한다. 불이문이란 둘이 아니라는 뜻으로 출가자의 세계와 세속의 세계가 둘이 아니라는 의미이다. 세속을 떠나 수행자의 세계가 있을 수 없고, 출가자의 세계 없이 세속의 중생들이 부처의 가르침 속으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이다.

합천 해인사 홍하문과 함양 용추사 일주문, 하동 쌍계사 일주문 등 경남의 일주문 3개가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지정 예고됐다고 한다. 이들 일주문은 화려한 양식을 취하고 있으며 조선 전기에서 후기까지 다양한 형태로 시기적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어 가치가 높다고 한다.

도내 사찰 3곳의 일주문의 국가지정문화재 지정을 축하하면서 사찰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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