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저출산의 위기 시대
진주성-저출산의 위기 시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9.05 14:48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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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저출산의 위기 시대

올해부터 두 자녀만 가져도, 시행 중인 세 자녀 이상의 다자녀 혜택을 동일하게 받는다. 이미 출산 부모에게 주는 혜택도 만만치 않고, 할머니가 손주를 돌봐주면 할머니에게 보육 수당까지 주기로 했다. 자식 낳고 손주 기르는데 정부의 복지혜택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게다가 고등학교까지 학비도 무상이다. 점심밥도 주고 교복까지 지원한다. 이 말고도 매월 지급되는 보조금도 있다. 극성스러운 사교육비 말고는 경제적 부담이 줄었으나 합계출산율은 0.7로 곤두박질했다.

물론, 지금의 가임 부모 세대가 신조어 ‘3포’니 ‘5포’니 하며 하나에서 열까지 치열한 경쟁 생활에 진절머리를 흔드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다. 불확실한 미래가 불을 보듯 빤한데 자식에게까지 같은 전철을 밟게 하는 고난의 대물림은 하고 싶지도 않다는 것이다. 치열한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조차 힘겨운데 내 하나로 끝을 내자며 ‘관두자’라는 것이다.

서울대 모 교수는 저출산의 원인을 ‘경쟁’을 꼽으며 “경쟁의 다른 이름은 불안이다”라며 “내가 이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을까 항상 불안한 것이다”라고 지적했고 또 다른 경제학 교수는 경쟁 사회는 굉장한 불평등이 있으므로 가장 버려야 할 것은 ‘경쟁’이라고 했다. 난제이긴 해도 원인이기 때문에 풀어야 할 과제다.

다음으로 ‘내 인생 내 산다’라는 식의 자유로운 생활을 마음껏 누리고 살자는데 그 원인이 있다. 속박도 제약도 없이 내 멋에 내 재미로 내 취향대로 살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혼을 하지 않겠다는 수가 경제적 이유로 결혼을 못 하는 수보다 훨씬 많다는 것이다. 남자는 가장으로서 책임과 의무에 얽매여서 허덕거려야 할 것이 너무 두렵다는 것이고, 여자 또한 주부라는 멍에를 쓰고 같은 생각이라며, 얼마든지 모양내며 재미있게 살 수 있는데 뭣 하러 결혼하고 아기를 갖겠느냐는 것이다.

할머니들도 손주 키우는 것을 피한다. 체력으론 아무런 문제가 없어도 시간에 얽매이기 싫다는 것이다. 친구들과 어울려서 멋 내고 맛나게 살 것인데 ‘지 새끼 지 키워라’는 식이니 무슨 더 할 말이 없다.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세계적인 석학 미국의 조앤 윌리엄스 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가 한국의 합계출산율이 지난해 기준 0.78명이라는 얘기를 듣고는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는 듯이 머리를 부여잡고 외친 경탄의 소리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가 걱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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