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지도자의 덕목
진주성-지도자의 덕목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09.07 14:3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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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지도자의 덕목

유럽의 국가 스웨덴은 인구가 천만 명이 조금 넘고 수도는 스톡홀름이다. 국민 1인당 소득이 무려 5만 달러가 넘고 세계 최고의 복지국가이다. 어떤 자료를 보며 하도 모범적인 사례라 혼자 보기 아까워 공유하고자 한다. 스웨덴 국민의 행복 지수와 국가 청렴도 지수는 세계 최고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80년 전만 해도 가난, 실업, 빈부의 격차, 좌우 갈등, 극심한 노사분쟁 등으로 그야말로 절망의 나라였다. 특히 노동 손실 일수가 세계에서 가장 높을 정도로 노사분규가 극심했다. 그러나 오늘날의 스웨덴을 일구어 내는데는 ‘타게엘란데르’라는 훌륭한 정치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1946년 45세부터 23년간 총리를 지낸 그는, 재임 중 11번의 선거를 모두 승리로 이끌었다. 마지막 선거에서 스웨덴 선거사상 처음으로 과반을 넘는 득표율로 재집권한 후 후계자에게 자리를 넘겨주고 떠났는데, 민주주의 국가에서 23년간 장기 집권이 가능하도록 국민들이 신뢰를 보낸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첫째는 대화와 타협의 정치였다. 그는 청년 시절 급진주의 활동을 한 좌파 정치인이었다. 그러나 취임 후 그의 행보는 완전 달라졌다. 야당 인사를 내각에 참여시키고 경영자에게 손을 내밀어 대화를 한 후, 노조 대표와 3자 회의를 통해 노사문제를 해결했다. 상대의 의견을 경청하고 문제해결을 위해 진정성을 발휘했다.

둘째는 검소한 삶이었다. 그의 아들이 대학 총장을 역임한 후 아버지가 살아온 길을 책으로 발간했는데 ‘타게엘란데르’는 최고의 권력자였지만 검소하게 살았다고 기술했다. 총리 시절에도 20년이 넘은 외투를 입고, 구두는 밑창을 갈아가며 신었다. 그의 부인도 국회 개원식에 참석하기 위해 입던 옷은 단 한 벌뿐이었다. 검소함은 두 분의 삶의 전부라고 했다.

셋째는 특권 없는 삶을 살았다. 총리 시절에도 관저 대신 임대주택에서 월세를 내고 살았다. 출퇴근도 관용차 대신 어머니가 직접 운전해주는 차를 이용했고, 임대주택은 자신이 총리재임시절 서민을 위해 지은 아파트였다. 1968년 국민들은 다시 한 번 깜작 놀랐는데 그가 총리를 그만둔 후 거처할 집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이에 당원들이 급히 돈을 모아 한적한 시골 마을에 작은 주택을 마련해 주었는데 이곳에서 16년을 살았다.

권력자가 국민의 빈곤은 아랑곳없고 주지육림(酒池肉林)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자가 있는가 하면 ‘타게엘란데르’ 부부처럼 최고 권력자임에도 오직 국민만을 생각하고 국민만을 위해 희생적 삶을 사는 지도자는 언제쯤 우리 곁에 나타날지 간절히 소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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