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평범한 일상이 기적이다
칼럼-평범한 일상이 기적이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0.03 16:0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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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평범한 일상이 기적이다

우리는 이 순간, 이렇게 평범한 일상을 맞이한 것이 기적 중에 기적인 것을 알자. 발가락 하나만 다쳐도 일상은 무척 힘들게 된다. 그런 일을 당하기 전에 미리 아끼고, 감사하며 살아가자. 기적이란 하늘을 날거나 물 위를 걷거나 땅속을 헤집고 다니는 것이 아니라, 이 순간 땅을 밟고 맘대로 걷는 것이 기적 중 최상의 기적이다. 지금 소유한 것과 건강을 잃은 후에 알면 늦다. 이 순간 살아있음이 행복인 걸 모르다가 밤새 떠나버린 누군가의 죽음을 보고서야 내가 지금 살아 있는 것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가를 깨닫는다면 늘 뒷북치고 산 것이다.

그런 걸 겪기 전에 미리 깨달아야 행복한 삶이 된다. 지금 눈앞의 대상을 사랑스럽고 감사한 마음으로 바라보자. 평범한 일상이 기적이다. 항상 참답게 살아가자.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죽음에 대한 생각과 사후 유족 문제나 사후에 나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하게 된다.

이 순간을 잘 살면 사후도 안심이 되고 인생의 유한성(有限性)도 해결된다. 사람은 누구나 옳은 것은 선택하고 그른 것은 버릴 줄 아는 능력이 있다. 바른 진리의 길을 가면 자신을 불편하게 한 모든 허물을 벗을 수가 있다. 벼 논에 잡초는 벼를 해롭게 하고 우리 마음속 탐욕은 모든 것을 방해한다. 바른 진리에 어긋나고 진실 아닌 언행을 하면 무간지옥에 떨어진다.

일상의 말도 강하고 사납게 하지 말자. 항상 많이 묻고 배워서 바른 길로 나아가자. 독서를 많이 하여 바른 견해를 갖추어가자. 내가 아는 것이 좀 있다고 우쭐하며 교만한 사람은 맹인이 등불 잡는 것 같아서 다른 사람은 밝혀주면서도 자기는 밝히지 못한 것이다.

지혜를 쌓는 데는 많은 독서와 설법을 듣는 것이 제일이다. 바른 진리를 많이 듣고 슬기로워지자. 많이 듣고 배워야만 마음의 능력이 풍부하게 살아난다. 인유삼성인(人有三成人)이라, 사람답게 되는 세 가지의 길이 있다. 지공구성인(知恐懼成人)이라, 두려움을 알면 인간이 되고, 지수치성인(知羞恥成人)이라, 부끄러움을 알면 인간이 되며, 지간난성인(知艱難成人)이라, 어려움을 알면 인간이 된다는 말이다. 두려움과 부끄러움, 어려움도 알아서 사람답게 살아가자.

우리는 매끼 마다 먹는 음식도 스스로 만들지 못하고, 입는 옷, 먹는 약, 모두 다른 사람들의 수고로 얻는다. 농부는 온종일 땀 흘려 농사를 지어도 먹고 사는 것이 어렵지만, 우리는 편안히 앉아 밥을 먹으면서도 만족과 감사한 마음을 잊고 산다. 직물공장 근로자들은 온종일 베를 짜면서도 좋은 옷 입기 어려운데 우리는 옷에 대한 별생각도 없고 귀한 줄도 모른다.

목수는 매일 집을 짓고 다니면서도 비좁은 공간에 살고 있는데 우리는 넓고 큰 집에서 편안히 살면서도 그분들의 고마움을 전혀 생각 않고 살고 있는 마음을, 감사한 마음으로 바꾸어보자. 남들의 피와 땀과 눈물로 내 몸을 살찌우고 편안히 살면서도 감사한 것도, 부끄러운 것도 잊고 산다. 남들의 노고에 대한 모든 것을 잊고 산다면 그 과보를 피할 수가 없다.

부처님은 수 겁 동안 중생을 위해 참기 어려운 일을 참고, 또 참아서 마침내 깨달음을 이루신후 모든 중생을 교화하시고, 열반에 드셨다. 지금은 말법시대여서 가르침은 많이 있지만 바른 가르침과 그른 가르침을 구별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서로 자신만 내세우며 명예와 이익만 좇다보니 어떤 분의 가르침이 옳은지, 어떤 분의 가르침이 그른지 헷갈릴 수밖에 없다.

냉정한 판단으로 옳은 것만 선택하고,그른 것은 버리도록 하자. 욕심을 버리지 않으면 눈에 보이는 것마다 모두 갖고 싶어진다. 다 갖고 싶다 하여 다 가질 수도 없다. 욕심과 성내는 마음은 어리석음에서 온다. 모든 욕심을 포기하고 큰마음으로 살아가자. 나만 잘살고,내 가족만 잘살 수는 없다. 주변의 모든 사람을 아끼고 챙겨주면서 함께 잘 살아가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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