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순국의 고혼들이여
기고-순국의 고혼들이여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0.03 16:05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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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호/진주성 임진대첩 계사순의 위령제 제전위원장(본사 지역기자)
최정호/진주성 임진대첩 계사순의 위령제 제전위원장(본사 지역기자)-순국의 고혼들이여

이곳 임진대첩계사순의단은 오늘도 말없이 상념에 잠겨 묵묵히 자리만 지키고 있습니다. 그 당시 성민들과 백성들은 어떤 마음으로 충혼 순절의 길을 가야만 했을까?

세계 전사 어느 곳에서도 그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7만 민·관·군이 한 전장에서 순절했다니… 그 순절자의 무덤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강에도 성내에도 그 어디에도 순절자의 무덤은 없다. 왜 없을까? 왜 없어야만 했을까? 사람이 죽으면 무덤을 만들고 후손들은 무덤을 돌보고 제사를 모시고 있지 않았던가? 왜 우리의 순절혼들은 오늘날까지 무주고혼이 되어 남강과 진주성을 떠나지 못하고 맴돌고 있을까요?

위령제를 지내온지 50여 년, 어언 반백 년이 흘렀습니다. 연약한 한 여인이 때로는 남강가 논개 의암에서, 삼장 당산나무 밑에서, 남강변에서 제단도 없이 손가락질, 등 떠밀리기도 하면서 미친 사람 취급을 받기도 하였지만 한해도 쉬지 않고 영령위무의 위령제를 올린 것을 기억하시는지요. 이제 우리는 목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제대로 된 위령제를 봉행해야 되겠다는 것입니다.

현재 제대로 된 지원이나 후원단체도 없습니다. 이제라도 국가기관에서 관심을 갖고 왜 위령제를 봉행해야 하는지 목적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실행에 옮겨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10000명이 순절한 남원의 만인의총도, 금산의 700의총도 국가기관에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남원, 금산에 비하여 진주성 전투는 한산대첩, 행주산성대첩과 함께 3대첩 전장이 아니었던가요. 당시 선조 임금은 대신들과 함께 백성도 버리고 궁궐도 버린 채 의주까지 피난 갔지만 진주의 7만 군·관·민들의 처절한 목숨들은 순국혼이 되어 이 나라를 지켰으니 국가가 나서서 위무하고 지원해야 함은 마땅하다고 봅니다. 7만 의총도 서둘러 조성해 그 혼백을 위무하고 천도를 위해 제를 봉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우리 모두 과거의 역사를 항상 마음에 새기고, 우리나라의 국력이 세계 10위권 내에서 살기 좋은 나라로 진입할 수 있었던 것도 혹독한 대가를 치룬 우리 민족의 애절한 삶의 터전 위에서 가능했다고 봅니다. 7만 민·관·군 이시여! 후손들을 위해 이 나라를 굽어 살펴 주시옵소서.

임진왜란 계사순의 어이 잊으랴
선인들 혼이 울며 성을 맴도네
저 해가 비춰주는 이 한자리에
오늘도 진주성을 오늘도 진주성을
찾아 헤맨다.

무주고혼 우리 소식 전해 들으며
조국을 축원하는 고혼들이여
남강아 말해다오 조선의 나라
그래도 도우리라 그래도 도우리라
맹세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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