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나이팅게일 선서식
아침을 열며-나이팅게일 선서식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1.06 15:43
  • 14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
박인숙/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교수-나이팅게일 선서식

지난 11월 3일, 제51회 진주보건대학교 간호학부 나이팅게일 선서식이 있었다. 가족, 친지 등 내·외빈의 축하를 받으며, 나이팅게일의 뜻을 이어받은 예비간호사가 탄생되는 날이었다. 간호대학생은 간호사로서 필요한 간호학을 공부하고, 임상현장실습을 나가기 전에 나이팅게일 선서식을 통하여 전문직업인으로서 첫발을 내딛는 것이다.

플로렌스 나이팅게일(Florence Nightingale, 이하 나이팅게일)은 1820년 5월 12일, 이탈리아의 피렌체에서 태어났다. ‘플로렌스’는 피렌체의 영어식 이름이다. 나이팅게일은 영국 상류층 집안의 딸로 태어나 부유하게 자랐지만, 간호라는 직업을 선택하여 자신의 가치관을 가지고, 크림 전쟁(1853~1856)에 군 간호사로 참여하게 되었다.

나이팅게일은 군의 열악한 환경 때문에 병사들이 죽어가고 있어 보건위생을 처음 도입했다. 위생의 개념이 1600년대부터 있었고 1800년대 초·중기에 위생법이 발효되어 있었지만, 실제로 실행에 옮긴 것은 나이팅게일이라고 하여도 무방하다. 나이팅게일의 위생적 간호는 영국군 부상자의 사망률을 40%에서 2.2%로 감소하는 기적을 보였다.

제8차 헝가리 국제적십자회의(1907년)에서는 간호 활동에 현저한 업적을 이룬 사람에게 국제 기념 ‘메달’을 수여할 수 있도록 플로렌스 나이팅게일 기금을 설치할 것을 제안하였다. 이 메달의 조각은 런던의 성 토마스 병원에 있는 ‘등불을 든 여인’으로 할 것을 청원하였고, 이 제안은 각 나라 대표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게 되었다.

제9차 워싱턴 국제적십자회의(1912년)에서 제안은 정식으로 채택되었고, 메달 모양, 증서 양식 및 수상자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결정하고 미국적십자사의 기부금을 토대로 설정되었지만, 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의 소용돌이 속에서 수상이 지연되었다.

나이팅게일 기장 수여식은 1919년 종전으로 세계평화가 이루어지면서 나이팅게일 탄생 100주년인 1920년에 거행되었다. 나이팅게일 기장은 이러한 역사를 가지고 1920년부터 2년마다 나이팅게일 탄생 기념일인 5월 12일에 수상자가 발표되고 있다.

나이팅게일 선서식은 예전의 가관식이 변천되어 내려오는 의례로 행해지는 것이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러한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예비간호사인 간호대학생이 임상실습을 나가기 전에 나이팅게일 휘장, 간호 복장 등을 착용하고 나이팅게일선서문 낭독과 ‘나이팅게일의 등불’인 간호 정신을 상징하는 촛불 의식 등으로 선서식이 거행된다.

“나는 일생을 의롭게 살며 전문간호직에 최선을 다할 것을 하느님과 여러분 앞에 선서합니다.
나는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간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전력을 다하겠으며, 간호하면서 알게 된 개인이나 가족의 사정은 비밀로 하겠습니다. 나는 성심으로 보건의료인과 협조하겠으며, 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하여 헌신하겠습니다.”

나이팅게일 선서식은 형식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간호사의 정체성을 가지는 계기가 되고, 나이팅게일 선서는 그 누구에게도 아닌 자신과의 약속을 하는 거룩한 시간인 것이다. 간호계는 아직도 성장하고 있다. 건전한 조직 문화와 전문직업인으로서 선배 간호사들은 지금도 끊임 없이 노력하고 있다. 선한 영향력을 만들어 가는 선배 간호사와 뜻을 함께하는 훌륭한 예비 간호사, 미래의 나이팅게일의 길을 걷는 그들에게 힘찬 응원과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기를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