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가야산 호랑이 성철 큰 스님
진주성-가야산 호랑이 성철 큰 스님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1.12 15:5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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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 대종사/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 대종사/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가야산 호랑이 성철 큰 스님

불보살로 우리 곁에 오셨다가 홀연히 떠나신 성철(性徹) 큰 스님의 열반 30주기를 기리는 다례재가 지난 11월 3일 해인사 대적광전에서 봉행됐다는 소식이다. 다례재는 문도 스님들과 제방의 스님, 불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거불을 시작으로 총림 방장스님의 헌향과 헌다에 이어 문도대표 헌다, 종사영반, 성철대종사 법어 합송, 육성법어, 대중헌화, 행장소개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가야산 호랑이로 불리는 퇴옹당 성철 스님은 근현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선지식으로서 봉암사 결사를 주도하고 일생동안 치열한 수행 정진의 삶을 몸소 실천함으로써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침체됐던 수행종풍을 크게 진작시켰다. 해인총림 초대 방장과 조계종 6대, 7대 종정 등을 역임하며 종단과 한국불교의 안정과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특히 수행자로서의 표본을 보여준 삶을 통해 열반에 든지 30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불자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의 참 스승이자 정신적 지주로 추앙받고 있다.

성철 스님이 입적하신지 30여년 가까운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우리의 기억 속에 큰 스님으로 남아 있는 스님의 자취와 기억은 여전하다. 오랜 세월이 흘렀음에도 큰 스님의 자취와 향기가 여전히 우리 곁에 머무는 것은 그만큼 성철 스님이 가장 존경하는 스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스님은 현대 불교에서 손꼽히는 선승(禪僧)이다. 8년간의 장좌불와(長坐不臥)는 물론이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만남 요청도 거절한 일화로도 유명하다.

산청 단성 묵곡에서 태어나신 스님은 해인사로 출가했으며 대구 파계사 성전암에서 8년간의 장좌불와를 비롯해 30여년간 수행을 하셨다. 1967년 처음 출가했던 해인사로 돌아온 스님은 방장을 맡아 백일법문을 통해 그 유명한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법어를 탄생시켰다. 스님은 불교계 내부의 공부는 안하고 권력과 돈이라는 잿밥에만 눈 어두운 일부 종단 지도자들을 질타하며, 고행을 마다하지 않고 오로지 참선을 향하는 종교지도자로서의 원칙적 삶을 실천했다.

스님은 한 가지 장삼가사와 하나의 목탁(一衣一鐸)으로 평생을 보내시며 절제와 검소를 실천하셨다. 일일부작 일일부식(一日不作一日不食 일하지 않으면 먹지 않는다) 원칙으로 직접 농사짓고 밥을 해 드셨다. 깨달음을 위해 평생을 수행한 성철 큰 스님. 열반 30주기를 맞아 남을 위해 살라는 가르침이 새삼 더 크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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