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신명
도민칼럼-신명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1.13 15:3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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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
신희지/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 교무처장-신명

날이 갑자기 추워졌다고 난리다. 본래 가을은 쌀쌀하고 이제 겨울 초입이 되어오니 추운 게 옳다. 그럼에도 인간에게 기온차는 늘 힘이 든다. 환절기 때 장례식장이 붐비는 것도 그런 이유다. 어른들이 살아계시는 가정은 안부 전화가 필요한 시기다.

날이 추워지기 전에 우리 지리산문화예술학교(지리산행복학교)는 종강 파티를 했다. 150여 명 가까운 사람들이 오고 갔다. 숙박도 당일 일정상 돌아간 사람을 제외하고도 100여 명이나 했으니 제법 많은 숫자가 함께 했다. 전국에서 구재봉자연휴양림으로 모여들었고 하승철 하동군 군수님까지 와서 특별한(?) 인사를 해주셨다. 궁금하신 분은 유튜브를 찾아보시면 아실 수 있다. 다시 본론으로 가서 지자체마다 돌아가시는 인구에 비하여 태어나는 인구가 적다. 시골인 하동군이야 말해 무엇 하겠는가! 각 지자체가 귀촌 귀농에 사활을 거는 것이 당연하다.

지리산문화예술학교를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말년을 촌에서 지내고 싶거나 세컨하우스라도 지역에 두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15년이 넘어가는 학교 초기에는 많은 사람들이 귀농 귀촌에 대한 질문을 해왔다. 특히 집 문제를 많이 물어봐서 지리산부동산 안내서를 내면 대박이 나겠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했다. 지금도 간간이 시골집 시세를 물어 온다. 그 사이 시골도 집값, 땅값이 제법 올라서 수요와 공급에 대한 경제개념이 충실히 이행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도시에 비하면 지역은 비싸지 않다. 사람 사는 게 집값만도 편의시설만도 아니고 인간은 죽을 때까지 먹이활동을 하는 종족이어서 일자리가 먼저 우선되기도 한다. 먹고 살 만하면 편의시설을 따지게 된다. 그러다 나이 들면 병원이 가까워야 한다고 믿는다.

이번에 일요 특강을 해주러 오신 한의학박사 이원영 선생은 병원의 건강진단보다 자신의 식습관을 통하여 건강을 다져야 한다고 말한다. 대부분 그에 동의한다. 다만 실천이 쉽지 않다. 약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배후가 있기 때문이다. 수치의 건강학으로 무장된 우리는 수시로 혈압을 재고 수시로 콜레스테롤을 체크 하면서 그 수치에 낙담하고 그 수치에 안도하면서 살아왔다. 그에 걸맞은 의료쇼핑, 어느 방송에서 질병 극복기를 말하면 그다음 채널에서 극복하는데 도움을 준 건강식품을 선전한다. 눈치 빠른 사람은 알지만 질병을 극복한 사람의 체험담에 감화된 경우, 자연스럽게 구매 버튼이 눌러진다. 설마 하면서도 마음의 안정을 얻고 싶어서 사두게 된다.

전에는 어른들의 식탁을 보며 그 곁에 쌓여져 있는 온갖 건강식품 약들이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나도 육십을 바라보며 식탁을 보다가 웃음이 나왔다. 누군가에게 선물 받은 홍삼부터 직접 산 영양제까지 건강하게 살고자 하는 바람이 나이가 들면 자연스럽게 나오기 마련인가 보다. 그런데 진짜 건강은 무엇인지 아시는가? 소식하고 생식하고 채소를 많이 먹고 약을 되도록 멀리하고 건강진단에 안심하거나 낙담하지 말고 운동하면서 사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그와 더불어 마음의 건강이다.

이번 종강 파티에 30대의 젊은 친구들도 오고 아이들도 왔지만 대부분이 40대 후반, 5~60대여서 저녁 프로그램에 <추억의 나이트클럽> 시간을 가져봤다. 우리 학교 홍보위원이자, 하동군에서는 넘치는 MC 조화성이 마이크를 잡고 7080 댄스음악 고고와 디스코를 편집해서 틀어주었다. 누구는 자기는 평생 춤을 춰 본 적이 없다고 시끄러운 음악은 딱 질색이라고 했지만 음악이 나오고 DJ의 추임이 더해지자 언제 그런 말을 했냐는 듯이 운동하듯 춤을 추며 신나했다. 모두들 얼굴에 한가득 웃음이었다.

우리 민족이 사실 신명이 많은 민족이다. 그 수많은 외침에도 버텨낼 수 있었던 건 이런 신명 덕분이었다. 함께 어우러져 춤을 추고 손을 잡고 강강수월래를 하던 우리였는데, 일제가 1930년대 금지하고 1960년, 산업화시대에 일을 해야 한다고 금지하고 그러다보니 어쩌다 음지로 들어갔지만 요즘 신세대들은 어떤가? Mnet 음악프로 방송에 나오는 스트리트워먼파이터만 보아도 군무를 추듯 역동적인 여자아이들의 춤에서 우리의 기상과 힘까지 느껴져 놀라웠다.

마음이 즐거워지는 일에는 게으름을 피지 말자! 사는 게 팍팍하고 힘들수록 이성적인 판단을 하기 위해서라도 더 신명을 끌어내어 한바탕 마음을 풀어줘야 한다. 즐기는 자가 결국 이긴다. 모두들 힘내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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