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안전의 관점으로 바라본 ‘11월’
기고-안전의 관점으로 바라본 ‘11월’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1.14 15:53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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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수/고성소방서장
김재수/고성소방서장-안전의 관점으로 바라본 ‘11월’

아침저녁으로 제법 찬바람이 옷깃을 여미게 만들고, 저녁 퇴근길 노점상의 뜨끈한 붕어빵 한입 베어 물고 싶은 계절이 왔다. 쌀쌀해진 밤 기온에 집집마다 창고 구석에서 먼지 쌓여있던 난방기구들도 거실 한 편에 제자리를 찾는 걸 보면 더욱더 겨울이 코앞에 다가와 있음을 실감한다.

흔히들 11월은 수확의 기쁨을 나누는 풍요의 달, 붉게 물든 단풍을 구경하는 행락철이라 생각하지만, 우리 소방관에게는 긴장의 끈을 조이고 매일매일 출동에 대한 긴장이 높아지는 달이다. 11월은 겨울의 초입, 난방기구의 사용 증가에 따른 화재의 위험이 증가하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우리 소방은 겨울철 화재 예방을 위하여 매월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 운영하고 있다. 불조심 강조의 달은 1948년 정부수립 시 11월 1일부터 7일까지를 불조심 강조 주간으로 최초 지정한 이후 1980년에 불조심 강조의 달로 명칭이 변경되었고 올해로 76회째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유구한 기간 동안 이 행사를 이어가는 이유는 11월이 화재에 취약한 계절이며 안전의식과 주의심을 높여야만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재의 위험이 높아지는 11월, 고성소방서에서는 화재 예방을 위한 안전의 관점으로 도민들에게 몇 가지 안전 제언을 드려본다.

첫째, 겨울철 난방기구는 사용 전에 이상 유무를 점검해서 전선이 꼬여있지는 않은지, 문어발식 콘센트를 사용하고 있지는 않은지, 전기 매트의 열선은 이상이 없고 보관 방법은 적정했는지 점검하고, 구입 시 안전 인증을 받은 제품으로 구매하도록 해야 한다.

둘째, 가정 내에 소화기와 단독경보형감지기는 법적 기준에 적합하게 설치되어 있는지 살펴야 한다. 소화기 1대는 소방차 1대의 위력과 맞먹는다. 화재 인지 이전에 연기를 먼저 감지하는 경보음으로 초기 인명 대피에 도움을 주는 감지기를 꼭 설치해서 초기 대피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

셋째, 화재 발생 건수의 대부분은 부주의가 가장 큰 원인이다. 외출 전 가스 밸브 차단과 전열기의 플러그 뽑기, 건물의 방화문 닫은 상태로 유지하기, 비상구 앞 물건 적재 금지는 실천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실천해야 하는 것이 되도록 우리 몸에 안전 습관으로 자리 잡도록 해야 한다.

중국의 유학자 유향이 편찬한 ‘설원’에는 ‘곡돌사신(曲突徙薪)’이라는 유명한 문구가 있다. ‘곡돌사신’은 ‘굴뚝을 구부리고 굴뚝 가까이에 있는 땔나무를 다른 곳으로 옮긴다’는 뜻으로 화근을 미리 치움으로써 사고를 미연에 방지한다는 의미이다.

화재의 위험이 높아지는 11월, 우리 군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데는 소방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도움이 필요로 하는 곳에는 언제 어디서나 소방관이 달려가지만 사건과 사고는 늘 우리의 생활 주변, 예기치 못한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우리 고성소방서에서는 도민께 다시금 당부의 말씀을 드린다. 안전에 대한 위험이 높아지는 11월에는 우리 모두 ‘곡돌사신’의 마음으로 스스로 안전을 살피도록 하고, 내 주위 내 이웃에 있는 위험 요소는 먼저 나서서 치우고 개선하도록 노력하자.

지난 11월 9일 소방의 날 기념식에 우리 소방관들은 다시금 안전에 대한 결의를 다졌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는 언제나 신속하게 달려가고 단 하나의 생명도 놓치지 않겠다는 굳은 약속을 옆에 있는 동료와 함께 나눴다.

만물이 생동하는 푸르른 봄이 오는 그날까지 소방서와 함께 화재 예방에 더욱 관심을 갖고 실천하여 모두가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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