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닫으면 생명을 살리는 방화문
기고-닫으면 생명을 살리는 방화문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1.15 14:47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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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순욱/창녕소방서장
정순욱/창녕소방서장-닫으면 생명을 살리는 방화문

올해도 어김없이 겨울이 찾아왔다. 겨울로 접어들면서 건조한 기후로 인해 화재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겨울철(12월~익년 2월) 화재는 연평균 약 1만1030건으로 사계절 중 화재 건수가 가장 많았고, 화재에 따른 인명피해 비율도 가장 높았다.

이에 매년 전국 소방관서에서는 화재 위험이 증가하는 겨울철을 앞두고 11월을 ‘불조심 강조의 달’로 지정해 범국민적 화재 예방 분위기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이번 2023년 불조심 강조의 달의 슬로건은 ‘닫아요 방화문! 지켜요 생명안전!’이다. 건물에 설치된 방화문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해 화재 발생 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출입문 중에는 평상시 절대 열어둔 채 생활하면 안 되는 게 있다. 바로 ‘방화문(防火門)’이다. 이 방화문이 열려 있으면 피난계단 내부로 연기 등이 침투하고 이후 건축물의 상·하층으로 급격히 확산된다.

화재 시 인명피해의 주된 원인인 연기는 이동 속도가 2~3㎧로 사람의 보행속도인 0.5㎧보다 훨씬 빠르다. 이에 방화문은 불이 번지는 것을 막아주고 연기가 확산되는 것을 차단해줌으로써 화재로 인한 재산피해를 줄여주고 피난하는 사람들의 소중한 생명을 지켜주는 아주 중요한 소방시설이다. 이렇게 우리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방화문의 올바른 관리 방법에 대해 알려드리고자 한다.

첫째로 평상시 항상 닫혀있는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방화문은 도어클로저에 의해 자동으로 문이 닫히게 되어 있지만 환기 또는 답답하다는 이유를 들어 고임목을 받치는 경우가 있으나, 한 사람의 잘못된 행동으로 내 이웃들의 생명을 앗아갈 수 있으므로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임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에는 방화문이 평상시 개방되어 있다가도 화재가 발생하면 감지기와 연동하여 자동으로 닫히는 구조로 대부분 설치하고 있는데 매우 바람직한 방향이다.

둘째로 방화문과 피난통로 상에 건물 사용자의 편의를 위해 물건을 쌓아 두거나 장애물을 설치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절대 금물이다. 이는 화재 시 연기의 확대와 더불어 피난 장애로 비상구로 대피하지 못해 자칫 대형 인명피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로 실내 화재가 발생한 경우 대피하면서 급한 나머지 출입문을 개방한 채로 피난하는데, 그럴 경우 연기의 확대와 더불어 산소의 계속적인 공급으로 화재가 더욱 확산되므로 반드시 문을 닫고 피난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방화문’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소중한 생명을 지킬 수도 잃을 수도 있는 매우 중요한 시설이다. 나를 비롯한 가족과 이웃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비상구·방화문 확보와 관리가 충분히 이뤄지도록 모두의 관심과 주의가 선행된다면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다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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