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
진주성-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1.19 15:5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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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봉 대종사/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
동봉 대종사/진주 여래사 주지·전 진주사암연합회 회장-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

불교 최고의 경전으로 일컬어지는 ‘화엄경’에 보면 ‘약인욕요지 삼세일체불(若人欲了知 三世一切佛) 응관법계성 일체유심조(應觀法界性 一切唯心造)’라는 말이 있다. 이를 우리말로 옮기면 ‘만약 누가 삼세의 모든 부처님을 알아서 요달하고자 한다면, 응당 제법의 성품을 보라, 일체는 오직 마음의 지음이니라’라는 의미이다. 여기에서 중요한 말은 ‘일체유심조’이다.

일체유심조는 일체의 법(法)은 그것을 인식하는 마음의 나타남이고, 존재의 본체는 오직 마음이 지어내는 것일 뿐이라는 뜻이다. 곧 일체의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에 있다는 것을 일컫는다. 이는 불가의 사상일 뿐만이 아니고 위대한 사상가, 철학가, 종교인들이 내세우는 핵심사상과 일맥상통한다.

우리 불교에서 일체유심조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분이 신라의 고승 원효대사이다. 원효대사는 의상대사와 함께 당나라로 공부하러 가던 중 동굴에서 마신 ‘해골물’에 얽힌 일화로 유명하다. 당나라로 유학 가던 중 날이 저물어 무덤가(혹은 동굴)에서 잠을 자다가 잠결에 너무 목이 말라 물을 마시고 갈증을 해소했는데, 아침에 눈 뜨고 보니 잠결에 마신 물이 해골 속에 고여 있던 물이었음을 알고 나서는 비위가 상해 토해 내다가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는 것을 크게 깨달았다고 한다. 불교적으로 사물 자체에는 정(淨)도 부정(不淨)도 없고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에 달렸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처럼 일체유심조는 인간 세상의 모든 일이 인간의 마음이 들어서 짓는다는 것이다. 곧 인간의 길흉화복과 흥망성쇠·희로애락 등이 다 밖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요 인간의 마음이 들어서 그렇게 만든다는 것이 기본적인 의미이다. 원하는 것도 마음을 내는 것이니 지극정성으로 마음을 다하다 보면 뜻하는 바를 이룰 수 있다. 꿈같은 일일지라도 자꾸 마음으로 생각하게 되면 이룰 수 있게 된다. 작은 것 하나에 마음과 정성을 쏟아부으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은 내 마음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예쁜 것을 느끼면 내 마음도 예뻐지고 기분도 좋아지지만 싫어하는 마음을 가지면 짜증스럽고, 누군가를 미워하게 되면 미워하는 내 마음이 괴롭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렸고, 마음으로부터 행복과 불행이 시작된다는 것을 명심하시기 바란다. 밝고 깨끗하고 올곧은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늘 행복한 일상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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