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칼럼-오민석 교수 초청특강 ‘밥 딜런, 장르 너머의 장르’
도민칼럼-오민석 교수 초청특강 ‘밥 딜런, 장르 너머의 장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1.20 15:44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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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옥/창신대학교 명예교수·문덕수문학관 관장
이상옥/창신대학교 명예교수·문덕수문학관 관장-오민석 교수 초청특강 ‘밥 딜런, 장르 너머의 장르’

밥 딜런은 2016년 대중음악가로서는 세계 최초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 당시 스위스 왕립과학원은 “훌륭한 미국 음악 전통 안에서 새로운 시적 표현을 창조해낸 밥 딜런에게 노벨문학상을 수여한다”고 밝혀 세상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밥 딜런은 1941년 5월 24일, 미국 미네소타주 덜루스 출생으로 1962년 1집 앨범 ‘Bob Dylan’으로 데뷔한 싱어송라이터이다.

문인이 아닌데,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예는 없지 않지만 대중가수에게 노벨문학상이 주어진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 반대 여론도 없지 않았다. 정치인인 처칠, 철학자인 러셀 등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문인은 아니지만 넓은 의미에서 문학이라는 범주 안에서 활동한 인물들이기 때문에 밥 딜런의 수상과는 다른 경우다.

정과리 문학평론가도 ”노벨문학상도 일종의 이벤트여서 낡은 것을 계속 유지할 순 없고 그러다 보니 영역이 확대될 거란 예측이 있었다. 그러나 밥 딜런이 진짜 받을 줄은 몰랐다”며 놀라워했다. 그는 밥 딜런 노래가 워낙 좋으니 시로 인정받을 만하다면서도 위대한 작가 중에 노벨문학상을 못 받은 이도 많으니 그 의미를 크게 생각할 것은 아니고, 결국 남는 것은 글이고 100년 후에 안 읽히면 끝난 것이라고 논평했다. 미국의 여성작가 조이스캐롤 오츠는 “아직 살아 있는 비틀스 멤버에게 주는 게 낫지 않았을까.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그들의 음악이 밥 딜런보다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예술이라는 정의도 다시 돌아봐야 할 만큼 뉴 패러다임의 시대가 열렸다. 새로운 시대 정신이 요구되는 현금, 기존의 질서나 틀 안에서만 가치 평가를 할 수 없는 급변하는 현실에서 밥 딜런이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던 것이다.

창신대학교는 11월 20일(월) 오후 2시 스마트휴먼 교육으로 지역사회와 공유가치를 실현하는 문화 플랫폼의 역할을 하는 문덕수문학관에서 오민석 단국대 명예교수를 초청해서 우리 시대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이 환기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짚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인문학 담론은 창신대와 한국디카시연구소가 MOU를 체결해서 함께 지역사회 문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인문학 공동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된 것이다.

오민석 교수는 2018년 ‘밥 딜런 그의 나라에는 누가 사는가’라는 책을 펴낸 바 있다. 이 책은 노벨문학상을 받은 밥 딜런의 ‘음악’과 ‘시적 표현들’을 통해 ‘밥 딜런의 세계’를 분석한 국내 초유의 저작물로 우리 시대에 대중가수가 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됐는지를 밝히면서, 기존의 카테고리를 넘어 ‘장르 너머의 장르’를 개척한 밥 딜런의 예술적 전위성을 규명했다.

이날 특강에서도 오민석 교수는 “‘밥 딜런의 세계’는 훌륭한 예술이 갖추어야 할 덕목들을 두루 가지고 있다”며, “딜런의 세계 안에는 인류가 축적해온 무수한 철학적, 사상적, 예술적 유산들로 가득하다”고 말했다. 또한 밥 딜런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 의아해하는 일부의 시선에 대해서도 “딜런의 작품들은 장르를 떠나 혹은 장르를 넘어서 하나의 ‘세계’이며, 그 세계에는 음악과 문학과 철학과 사상이 분리불가능하게 섞여 있다”며 “그의 노래 가사만을 따로 떼어놓고 그것을 만일 딜런의 ‘문학’이라고 부른다 해도, 결코 노벨문학상의 권위에 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오민석 교수는 우리 시대 민감한 이슈를 정면으로 다루며, 전통적인 예술관을 넘어 뉴 패러다임 시대에 예술의 미래를 전망하면서 ‘장르 너머의 장르’라는 관점을 새롭게 제시함으로써 참석자들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이번 인문학 담론은 유명 작가와 지역의 문인, 독자, 대학생이 한 자리에서 어울려 수준 높은 인문학 강의를 함께 듣고 질의 토론하는 자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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