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11월 말부터 피는“동백꽃”
아침을 열며-11월 말부터 피는“동백꽃”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1.27 17:2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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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식/한국폴리텍대학 순천캠퍼스 컴퓨터응용기계학과 교수
박승식/한국폴리텍대학 순천캠퍼스 컴퓨터응용기계학과 교수-11월 말부터 피는“동백꽃”

매년 겨울이 시작되는 11월 말부터 피는 꽃이 동백(冬柏)꽃이다. 동백나무에서 피는 대표적인 겨울꽃으로 겨울에 꽃이 핀다고 해서 동백(冬柏)이라 했다고 전해온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폴리텍대학 순천캠퍼스 내에 유독 동백나무가 많다. 1992년 초임 임용되었을 때 정문 입구에서 제일 먼저 반겼던 친구도 이 동백나무였다. 30여 년이 지난 올해 초 전보되어 근무하고 있는 학교 주변에 많은 동백나무들이 싱그러운 초록빛을 내며 햇빛에 반사되어 나오는 연초록색의 잎은 상대방을 기분 좋게 해주며 벌써 꽃이 피려고 동백이 떨어진 자리에 꽃 몽우리가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우리나라에서는 여름 내내 영양을 축적했다가 빠르면 11월 말부터 이듬해 4월까지 꽃이 피는데 제주도를 시작으로 남해안을 거쳐 동 서해안으로 번져 나가며 꽃이 질 때 동백꽃은 꽃잎이 한 장씩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통째로 툭툭 떨어진다. 나무 아래에는 떨어진 꽃잎으로 쌓이고 이 모습 때문에 이별이나 사랑을 동백꽃에 비유한 시나 노래가 많으며 대표적인 노래가 이미자 님의 동백 아가씨와 조용필 님의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첫 소절도 꽃피는 동백섬에부터 시작된다. 시골에 가보면 지금도 많은 집에 동백나무가 심어져 있는 것을 보면 대중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꽃이기도 하다.

특이하게 경칩이 되어야 피기 시작하는 다른 꽃과는 다르게 이 꽃은 경칩이 되기 훨씬 전부터 핀다. 대략 11월 말부터 꽃을 피우기 시작해서 3월에 만발하는 편이며 꽃이 지고 나면 열매가 맺는다. 동백 열매에서 씨를 채취해 동백기름을 짜내는데, 올레산 등의 유용한 성분을 지니고 있다.

이 열매는 식용도 가능하지만 대체로 머릿기름으로 많이 썼다. 동백나무 잎도 약효성분이 있으며 최근에는 동백차로 개발하려는 시도도 이루어지고 있고, 나무도 재질이 단단해 얼레빗이나 다식판 등 각종 생활 도구의 재료로 이용되었고, 꿀 양이 많아서 사람이 동백꽃을 따서 빨아먹기도 한다. 꿀이 많은 것이 특징 중 하나인데, 엄청난 신진대사량을 자랑하는 새가 먹고 영양을 채우려면 꿀벌이나 나비 같은 곤충을 고객으로 나무에서 피는 꽃 중에는 꿀이 많은 편에 속한다. 다만 동백꽃은 향기가 나지 않는다. 새는 향기를 잘 못 맡기에 향기는 새를 불러오는 데 크게 필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꽃, 잎, 열매 모두가 유용한 성분들과 약효 성분들이 많아 버릴 게 없다고 알려져 있다. 가을에 동백 열매가 벌어지면 껍질을 떼어내고 종자의 속살만을 가지고 기름을 짜내어 식용하기도 하고 녹스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기계에 바르기도 했으며 또 전기가 없던 시절에는 호롱불을 켜는 데 기름으로 이용하기도 했고, 동백기름은 여성 특히 여인네들의 머릿기름으로 이용했던 것으로 더 유명하다. 동백기름은 냄새가 나지 않고 잘 마르지 않기 때문에 머리를 맵시 있게 보이게 하는 것에는 지금의 무스처럼 자주 쓰였던 시절도 있었다.

이처럼 나무와 꽃, 열매 등으로 우리에게 유용한 역할을 하는 동백꽃의 소중함을 기술교육을 받고 있는 학생들이 잠시 시간을 내서 교정을 둘러보며 11월까지 동백나무 밑에서 떨어져 있는 열매를 보고 유용하게 활용되는 효능을 알고 묵묵히 학교와 함께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중함에 관심을 갖고, 열매가 떨어진 자리에서 꽃이 피어나는 과정을 관심 있게 보면서 주변에서 항상 학교를 지켜주는 겨울에 피는 꽃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아침을 열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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