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농촌생활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1)
기고-농촌생활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1)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2.03 17:24
  •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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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철호/전 합천군 삼가면장
옥철호/전 합천군 삼가면장-농촌생활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1)

서울 사는 친구가 오랜만에 고향 동창회 모임에 왔다가 저녁식사 후 시골 농촌의 깜깜한 밤 풍경을 보고 “적막강산이네, 저녁 먹고는 뭘 하지? 이런 곳에서 무슨 재미로 사느냐”라고 하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물론 도시의 화려한 불빛과 긴 차량 행렬, 다양한 문화생활, 북적대는 사람들로 인해 밤낮 구분이 안되는 도시와 달리 시골 농촌은 해가 지면 희미한 가로등 만이 거리를 지킬 뿐 밤문화를 즐길 수 있는 시설도 사람들의 모습도 찾아보기 어렵다.

시끌벅적한 밤 문화에 익숙한 도시인들의 입장에서 보면 시골 농촌 사람들은 저녁 식사 후 무얼하고 보낼까 궁금할 수도 있을 것이다.

농촌 주민들은 과연 2등 국민인가? 옛부터 시골 농촌 사람들은 검게 탄 얼굴에 거칠어진 손과 발 남루한 작업복 차림 등 경제적으로 도시인들보다 어렵게 사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반면에 도시인들은 깨끗한 옷에, 명품가방, 흰 얼굴, 돈 많은 부자, 힘든 일 하지 않고 살고 있는 것으로 시골 사람들은 알고 있다.

농촌의 밤이 적막강산이란 친구의 말에 “나는 큰 빌딩을 공짜로 하나 주면서 도시에 살라고 해도 못살것 같은데”라고 웃으면서 반박했다.

내가 서울 가보니 푸른 하늘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서울 상공이 안개처럼 희뿌연 연기로 가득차 있어 이런 곳에서 어떻게 숨을 쉬고 살 수 있을까? 나는 못살 것 같다고 친구에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또한 극심한 교통체증으로 차량들이 거북이 걸음을 하는 모습을 보고 답답한 마음에 공기 좋은 시골에서 시원하게 드라이브하던 생각이 절로 났다.

벼랑 끝으로 몰린 농촌 해결책은 없는가? 물론 농촌의 현실은 열악한 의료시설과 문화시설, 턱없이 줄어든 대중교통, 힘든 농사일, 죽도록 일해도 도시에 비해 형편없이 적은 소득수준으로 힘들게 살고 있다.

젊은이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고 농촌지역에서 아이 울음소리는 들을 수 없고 고령의 농민들만이 농촌을 지키고 있는 실정이다.

각종 농자재 등 농산물 생산비용은 큰 폭으로 치솟는데 농산물 가격은 계속 떨어지기만 하고 기후 변화로 인한 자연재해 또한 농사를 망치고 있고 농산물 생산에 필요한 인력난과 고임금은 물론 외국산 저가 농산물 수입은 농민들의 걱정을 가중시키고 있다.

2022년 농가당 농업소득은 통계청 발표 결과 948만5천원으로 전년도 대비 27%나 줄어들어 년간 1천만 원도 안되는 적은 농업소득으로 월평균 80만원을 밑도는 현실 앞에서 농민들은 계속 농촌에 남아 농사를 지어야 할지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농사를 평생 천직으로 살아온 농민들이 농촌을 버리고 떠나기도 쉽지 않다.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농촌 여건 속에서 농민들이 안정적인 소득을 올리면서 농촌을 지킬 수 있도록 범 정부 차원의 대책과 지원이 시급하다.

20년 후쯤 농촌은 어떻게 변할까? 전형적인 농촌지역인 합천군의 경우 23년 6월 현재 군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42%로 초고령화 시대다. 50세 이상도 72%가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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