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올해의 사자성어
진주성-올해의 사자성어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2.19 17:31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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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올해의 사자성어

2023년을 돌아보며 전국 교수들이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가 견리망의(見利忘義)다. 논어 헌문편(憲問篇)에는 견리사의(見利思義), 이로움을 보면 의로움을 생각하라고 했는데 ‘견리망의’라니 한 해를 돌아본 현실이 그대로 함축되어 있어 부연 설명이 필요 없다. 견리망의, 이(利)를 보자 의(義)를 잊다. 딱 들어맞는 선정이다. 이익이 눈에 보여 의로움을 잊어버린 우리의 정치권 전반을 두고 평한 것이다. 허망하고 암담하다.

날로 살기가 어려워지고 있어 국민이야 각자도생의 길을 찾는다고 하지만 국민을 이끌어 가는 지도자이면 국리민복(國利民福)을 위한 의로움에 앞서야 할 사람들이 의(義)를 잊고 이(利)를 취하면 국민은 도탄에 빠지기 마련이다. 정치지도자들은 직위나 지위의 책무가 권력에 의한 사익(私益)의 수단으로 작용하면 부정과 부패가 만연하게 된다. 국민의 공리(公利)를 다루는 정치인은 손만 뻗으면 사리(私利)를 쉽게 취할 수 있다. 따라서 의(義)를 잊고 이(利)를 취한다면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의로움을 솔선하여 실천해야 할 사람들이 견리망의의 자세였다면 스스로 감투를 벗어야 한다.

작년의 사자성어가 과이불개(過而不改)였다. 잘못을 알고도 고치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러면서 올해는 이로움을 쫓느라 의로움을 잊고 있다니 분명 우리의 정치는 잘못 가고 있다. 교수신문이 전국 대학교수 1315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30.1%인 396명의 선택으로 ‘견리망의’가 가장 많은 지지를 얻었다며 올해의 사자성어로 선정했다.

2위가 적반하장이다. 적반하장, 도둑이 매를 든다. 책임져야 할 사람이 남 탓하며 매를 들다니 꼴 좋다! 욕먹어야 싸다. 걸핏하면 네 탓이고 심지어 전 정권 탓도 막 해댄다. 양대 정당이 똑같다. 상대가 잘못했으면 내라도 잘해야 하고 전 정권이 잘못했으면 현 정권이 잘해야 하는 것이 옳고 맞다.

3위가 남우충수(濫竽充數)다. 피리를 불 줄 모르면서 피리 부는 악사들 틈에 끼어있다. 자세히 보지 않아도 수두룩하다. 남의 감투 쓰면 머리 벗어진다고 했다. 조용히 내려오는 것이 좋다. 최소한 자식들 앞에서나마 부끄럽지 않아야 하지 않겠나? 새해에는 견리망의(見利忘義)가 아닌 견의망리(見義忘利)이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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