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에는 "전쟁과 보릿고개를 겪으며 가난과 희생으로 현재 풍요함의 밑거름이 된 어르신들께 감사드린다"며 "1년간 모은 적금이 영세한 무료 급식소에 보조비로 사용돼 지역사회 어르신들의 배고픔과 고독사가 없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경남모금회 직원들은 발신자 표시 제한 전화로 연락을 해온 점과 손 편지 필체가 그동안 여러 차례 기부를 한 익명 기부자와 똑같은 점으로 미뤄 이 시민이 같은 기부자인 것으로 판단했다.
기부할 때면 홍보에 열을 올리는 요즘 세태에서 이 익명의 기부자의 선행은 더욱 아름답다. 익명의 사랑 나눔 실천은 갈수록 각박해져가고 있는 우리 사회에 따뜻한 온기를 전해주는 반가운 소식이다. 자신을 숨기고 이웃을 위해 따뜻한 온정을 베푸는 익명의 기부천사들은 해마다 연말연시면 나타나고 있다.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마음에서 우러나 선행을 베푸는 진정한 기부천사들이 적지 않음을 보여준다.
연말에는 소외된 이웃에 대한 온정이 어느 때보다 절실해지는 계절이다. 기업인과 정치인의 ‘기부 마케팅’이 본격화되는 계절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랑나눔은 금액이 중요하지 않다. 조그만 정성이라도 이웃과 나누는 기부에 동참한다면 세상은 한층 훈훈해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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