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모범 공직자
진주성-모범 공직자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3.12.21 17:29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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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모범 공직자

하늘에 아스라이 걸려있는 북장대 아래에는 진주시 종합사회복지관이 있다. 이 복지관 건물은 사시사철 시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곳이다. 1층은 보건소 분관이고 2층은 진주문화원이고 3층은 700여명의 학생이 있는 진주노인대학이며 지하는 복지관이 운영하는 공영식당이다.

복지관 뒤쪽은 길가는 시민들이 잠깐 쉴 수 있도록 나무 그늘 아래 원탁의 의자를 설치해두어 많은 시민들이 쉼터로 이용하고 있다.

신안동 쪽에서 중앙시장 쪽으로 가는 시민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는가하면, 지하 식당에 식사 하러오는 시민들의 대기 장소이기도 하며, 노인대학 학생들의 끼리끼리 약속 장소이며 흡연 장소이기도 하다.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공간이다 보니 청결을 유지하기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며칠 전 초겨울 비가 많이 내리고, 다음날 아침에는 보슬비가 가늘게 내리는데 출근길 복지관 옆에서 신선한 장면을 목격했다. 빗속에 쓰레기를 줍는 한 중년 여인을 만났다. 그는 한손 에는 빗자루, 한 손에는 쓰레기통을 들고 청소에 여념이 없었다. 길바닥은 자연석과 잔디밭인데 자연석 사이에 끼어있는 담배꽁초를 빼내는 일이나 젖은 쓰레기가 바닥에 붙어 여간 까다로운 작업이 아니었다. 필자는 환경미화원이나 복지관에 근무하는 공익요원인가 생각했는데, 가까이 가니 복지관의 이문자 팀장이었다.

“아니 9시도 안되었는데 왜 비를 맞고 팀장님이 밖에 나와 이러십니까? 공익요원이나 직원도 있지 않습니까?”하니 “직원들이 모두 바빠요. 이런 일은 내가 하는게 맞지요.” 요즘에 이런 공무원도 있나 싶어 참으로 신선한 느낌이 들었다. 공무원의 업무 시작은 9시로 알고 있는데, 업무 시작 시간 전인데도 그 넓은 복지관 주변을 돌며 쓰레기를 줍는 사람, 가끔 노인대학 강의 시간에 음향시설이나 무슨 문제가 생기면 언제든지 직접 와서 챙기고 해결해 주는 사람, 가끔 틈나는 대로 찾아와 무슨 애로나 문제가 없는지 살피며 노인복지에 정성을 다하는 사람. 참으로 보기 드문 공직자가 아닐 수 없다.

보통 사람들은 귀찮은 일이 있으면 남(부하직원)에게 시키는 것이 보통이고, 혹시 성가시게 하면 얼굴빛이 변하고 짜증스러운 표정이 역력한데,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고 따뜻이 대하는 그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

차제에 우리 시민들에게 부탁한다. 내가 버린 담배꽁초 하나, 쓰레기 하나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나 때문에 다른 사람이 수고롭다는 생각을 잊지 말자. 기본 질서를 지키고 선진 국민으로서 깨끗한 환경을 만드는데 같이 노력하자. 비를 맞으며 헌신하는 이문자 팀장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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