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망상에 쌓여있는 인생은 괴롭다
칼럼-망상에 쌓여있는 인생은 괴롭다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1.09 13:37
  • 15면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
범산스님/진주시 문산읍 여래암 주지-망상에 쌓여있는 인생은 괴롭다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다. 필자의 어린 시절, 이렇게 좋은 세상이 올 것이란 상상도 못했다. 6.25 전쟁 후 가난한 시절, 쌀은 곧 목숨이었다. 초등학생 때 선생님께서 친구에게 소원이 뭐냐고 묻자, 쌀밥 한 번 실컷 먹는 것이라 하였다. 그 친구가 가장 먼저 소원을 성취한 친구다. 어머니들은 부족한 식량이지만, 부뚜막 항아리에, 때마다 쌀을 한 줌씩, 장기 저축하여, 자녀들의 혼수를 마련해주셨다. 우리들은 칠흑 같은 어둠 속 터널을 뚫고 나온 뼈아픈 경험자들이다. 그 어둠 속을 빨리 벗어나고자, 밤낮으로 많은 몸부림을 쳤지만 국가적 상황이라, 덫에 걸린 것처럼,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했다. 엉성하게 엮인 지붕은 비가 새는 법이다.

지금 먹고 살 만하다 하여 사려 깊게 행동하지 않으면, 방탕한 생활을 하기 쉽다. 조금만 여유가 생겨도 여행 갈 궁리, 한잔 먹고 흔들 생각부터 한다면 자녀들이 무얼 보고 배우겠는가?

젊었을 때 부지런히 일하고 저축하지 않으면, 늙어서 남들로부터 푸대접받게 된다. 우리들은 어른들로부터 절미 저축의 지혜와 조금만 색다른 음식이 있어도 온 마을의 어른들까지 모셔다, 조금씩 나누어 먹는 나눔의 미덕을 배웠다. 지금은 내가 번 돈, 내가 쓰고, 나와 내 가족만 잘 먹고 잘사는 개인주의가 팽배하고 있지만, 세상 사람들이 다 그렇게 살더라도 우리는 성실성, 정직성, 절약 정신, 나눔 정신을 어른들에게 배운 대로 실천하며 살아가자.

경기 불황으로, 실질소득이 줄어들고, 사업하기도 힘든 세상이며, 경기 전망도 불투명하다. 이럴 때일수록, 전 국민이 개미처럼 일하고, 저축 정신과 나눔의 정신으로, 흔들리는 기업을 우리 손으로 똑바로 세우고, 두 눈 크게 뜨고, 세상을 희망의 눈으로 바라보며, 노력을 배가해 나가 지도록 하자.

미래가 없고, 희망이 없는 사람은 산송장이다. 우리의 삶은 이대로 아름답고 손색이 없다.

길가의 휴지를 줍거나, 집 앞을 쓸거나, 교통정리 봉사를 하거나, 무슨 일이든 남을 위한 일을 하며 살아가자. 스스로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사회구성원답게, 사회적 공익성을 갖는, 의미 있는 일을 하며, 더불어 살아가자. 부지런해야만 안락을 얻을 수 있다. 남을 해치지 않고, 남의 것 탐내지 않으면 복은 저절로 굴러들어 온다. 게으름과 낭비하는 어리석음이 고뇌이다. 그걸 모르고, 망상에 쌓여있는 인생은 괴롭고, 모레 성처럼 와르르 무너질 날이 온다.

확고한 준법정신 아래 살아가자. 법을 어긴 사람은 국민이 아니다. 아무리 지위가 높아도 법을 지키지 않는 사람은 패망의 길을 가고 있는 것이다. 정직한 사람이 세상을 제도하면, 안온함은 더할 나위가 없다. 청렴하게 살면 모든 악이 사라지고, 바르게 살면 복록이 증장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욕심이 많아, 자신은 바르게 살지 않으면서도 남들의 옳고 그름을 따지며, 고소 고발을 즐긴다. 지혜로운 사람에게는 적이 없다. 높은 지위에 있다하여 훌륭한 사람이 아니다. 국민들이 그를 믿고 따라야 한다. 세상에 완벽이란 없기 때문에 지도자들도 조금씩 부족분을 채워 가면 된다. 정직하고 착한 지도자라야, 국민을 알아보는 눈이 뜨인다. 국민들에게 가혹한 부담을 주지 않아야, 국민들이 자유롭고 삶이 윤택해지며 위대한 나라가 된다.

망상에 끌려다니는 인생은 되지 말자. 사람 중에는 목소리 큰 사람, 작은 사람, 말 많은 사람, 말수가 적은 사람도 있다. 목소리 큰 사람은 교양이 없어서 혼자 떠들고 즐긴다. 그들은 자기가 잘난 사람으로 착각하며, 열등감을 숨기기 위한 무의식적인 반응을 한 것이다.

모든 걸 다 아는 것처럼 떠든 사람은 겸손의 미덕을 모른 사람이다. 지위와 명예가 높다하여 행복하고, 편안한 것도 아니다. 잘난 척해야 자신이 돋보인다고 생각한 것은 오히려 무지함만 드러낸다. 자신의 얕은 지식 기준으로 판단하고, 행동한 것은 요란한 빈 수레에 불과하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