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요동치는 정가
진주성-요동치는 정가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1.16 14:42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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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요동치는 정가

정국이 너무 시끄러워 어수선하다. 양대 정당이 하나 같이 몸살을 한다. 여당에서는 지난 연말까지 이준석 전 대표가 들쑤시며 흔들어대고 인요한씨가 혁신위원장을 맡아 아귀를 맞춰보려다 방울 소리만 요란했고 급기야 정치 무급자인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이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앉으면서 당내는 숨 고르기를 하는 듯 조용해졌으니 달갑잖게 여기는 쪽에서는 열불을 꾹 누르며 참고 견디기는 하지만 언젠가는 터질 시한폭탄을 감추고 있을 뿐이고 게다가 수면 아래서 웅크리고 있는 윤핵관과 친윤이 비윤계와의 공천 경합을 앞두고 있어 쌍방이 뇌룡(雷龍)의 형세를 취하며 서로가 눈에 띄지 않게 칼을 갈고 있다.

4월 총선이 코앞이라서 공천에 미칠 득실을 저울질하느라 입을 다물고 있으나 폭풍전야의 고요함일 뿐이지 일촉즉발의 전운이 감돌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쌍 특검의 거부권 행사로 아직도 식지 않은 뜨거운 감자가 목에 걸려서 몸을 사리고 입을 닫고 있으나 속앓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자세히 보면 깨어진 항아리를 얼기설기 얽어맨 형상이다.

어디서 물이 새고 어디가 틈이 벌어질지 가늠조차 못 하는 실정이다. 어쩔 수 없이 4월 민심에 당운(黨運)을 걸 수밖에 없다. 당을 이끌어 갈 추앙받을 인물이 없어서다. 모두가 잘났기 때문이다. 그들의 눈에는 국민만 무식하다. 국민이 휘둘리고 있다.

민주당도 야단이다. 친명계와 비명계의 분란과 분열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두 이씨마저 갈라섰다. 신당 창당을 하겠다고 탈당하는가 하면 5선 현역의원은 보따리를 싸서 여당으로 갔다. 자중지란이다.

무거운 절 떠나니 가벼운 중 떠나는 격인데 지난 대선을 돌이켜보면 대동단결을 해볼 만도 한데 그들의 셈법은 국민과 다르다. 과거 DJ와 YS의 결별을 연상케 하지만 그 축이 다르다. 언제나 주류와 비주류, 아니면 계파 간의 갈등은 있었다.

정치는 평온을 갈구하지만, 정치권의 흐름은 언제나 매정하고 비정하다. 현 정권의 부담도 적지 않다. 특검 아니라도 이재명 대표의 사법적 문제를 오랜 세월 동안 국민을 진 빠지게 하는 것도 부담될 것 같다. 물이 날 때까지 우물을 파면 어떤 물이든 나기는 나겠지만 지켜보는 목마른 객꾼은 지쳐서 떠난다. 어쩌다 여야 양당이 만신창이가 되었을까? 정계는 무게중심이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우쭐거리거나 깝죽거리면 믿음을 얻지 못한다. 잔인한 4월이 아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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