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말의 교훈(敎訓)
진주성-말의 교훈(敎訓)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2.01 14:25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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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
심동섭/진주노인대학장-말의 교훈(敎訓)

말은 그 사람의 인품을 나타낸다. 여러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씨도 닿지 않는 말을 장황하게 혼자서 지루하게 말하는 사람이 더러 있는데 보통 문제가 아니다. 아무리 충고해도 습관적으로 들은 체도 아니 하는데, 참 많은 사람을 짜증스럽게 한다.

나쁜 말을 자주하면 생각이 오염되고 그 인격이 급속도로 추락한다. 말은 입을 떠나면 책임이 기다리며, 덕담은 많이 할수록 좋지만, 잘난 척하고 돈 자랑이나 하고 허세를 부린다면 상대방이 듣기 싫어하고 주변에 사람이 떠나게 된다.

그러므로 사람의 품위는 직위가 높을수록, 부유할수록 겸손한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한다. 상대의 앞에서 할 수 없는 말은 뒤에서도 하지 말고, 흥분한 목소리 보다는 낮은 목소리가 더 위력이 있다는 걸 알아야 할 것이다.

그러기에 우리들은 각자 좌우명(座右銘)을 정해 삶의 교훈으로 삼고 있다. 좌우명이라는 말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좌우명이라는 단어를 글자 그대로 해석하면 “오른쪽 자리에 새겨 놓은 명언”이라는 말이다. 이는 삶의 귀감이 되는 금언을 항상 옆에 두고 그 뜻을 새기며 살아간다는 말이 된다.

이런 좌우명은 고대 중국 후한(後漢)의 유학자이자 문장가인 최원(崔瑗, 77~142년)으로부터 유래되었다고 한다. 그는 스스로 지켜야 할 금언을 칼로 새겨 자신의 책상 오른쪽에 놓고 평생 동안 되새기며 살았다고 하는데 좌우명이라는 말은 거기에서 유래되었다는 것이다. 그 당시 최원이 새겨 놓았다는 좌우명 19개 95자는 다음과 같다.

남의 단점을 말하지 말라.(無道人之短) 나의 장점을 자랑하지 말라.(無說己之長) 남에게 베푼 것은 잊어버려라.(施人愼勿念) 세상의 명예를 마음에 품지 말라.(世譽不足慕) 오직 어짊으로서 기강을 삼으라.(唯仁爲紀綱) 먼저 마음을 바로 잡은 후 행동하라.(隱心而後動) 남을 욕하면 내 마음도 상처 난다.(謗議庸何傷) 명분을 내세워 잘못을 행하지 말라.(無使名過失) 자신의 우매함을 알고 성심을 다하라.(守愚聖所藏) 진흙 속에 쳐박혀 있어도 물들지 말라.(在涅貴不淄) 어둠속에서도 희망의 빛을 잃지 말라.(曖曖內含光) 가벼운 행동은 비천한 자의 짓이다.(行行鄙夫志) 말은 삼가하고 음식은 절제하라.(愼言節飮食) 항상 몸가짐을 바로하고 떳떳하게 행동하라.(行之苟有恒) 우리는 이 모두를 실천하고 살기는 어려울지 몰라도 명심하고 노력해야 할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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