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성-소모성 논쟁
진주성-소모성 논쟁
  • 경남도민신문
  • 승인 2024.02.06 13:37
  •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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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
윤위식/수필가·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소모성 논쟁

영부인 앞에 명품 가방이 부처님 손바닥에 놓인 동전 한 닢보다 가치가 없는 것 아닌가? 영부인이면 됐지 뭐가 더 필요한가? 품위 말고는 더 가질 것이 없다. 명품이 무슨 소용인가? 어쩌다 명품이라는 가방을 받게 되어서 국민의 입질에 오르내리고 정치인들의 논쟁에 휘말려 모두를 힘들게 하게 된 걸까? 꽃다발이었으면 좋았을 것을 명품을 받은 것은 잘못이고, 김건희 여사의 사무실까지 찾아가서 가방을 선물한 재미교포 목사가 더 큰 문제가 있다.

손목시계용 몰래카메라로 동영상을 촬영하여 언론에 공개한 것은 묵과할 수 없는 사건이다. 몰래카메라로 녹화까지 할 때는 그만이 아는 흉계가 있어서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한 것이고 녹화 영상자료를 언론에 공개한 것은 세상에 알려 폭로를 한 것이다. 따라서 목사 최씨의 계략이 뭐였는지가 밝혀져야 한다. 이제 막 영부인 자리에 오른 김건희 여사가 선물이 아닌 뇌물이었다면 과연 받았을까.

사건 전모가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뇌물공여의 범법행위라면 사법부가 할 일이지 정치권에서 다룰 일이 아니다. 대통령실도 방어적 자세는 취할 일이 아니고 야당도 이를 물고 늘어질 일이 아니다. 뇌물수수의 범법행위는 사법부의 판단에 맡겨두고 진행 과정을 지켜보다가 ‘이건 아니다’라고 판단될 때에 국회의 권한을 발휘할 일이다. 사법부의 법적 과정을 우선은 지켜볼 사안이지 국회가 나서서 왈가왈부하는 것은 소모성 정쟁이다.

그리고, 사법적 문제를 왜 국회가 앞서서 정쟁으로 몰고 가나? 명쾌한 답을 어디서 내놔야 할 것인지 국민은 알고 있다. 정치권이 앞장서서 사사건건 나서면 사법권의 침해다. 잘잘못을 지켜보고 절차에 따라 다음으로 진행하는 것이 법치국가의 법질서다.

여야는 사사건건 범죄행위의 의혹을 내놓으며 날만 새면 서로를 물고 씹는다. 국회는 국회가 할 책무가 따로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법적 문제도 국회는 지켜보는 것이 맞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수사도 수년간을 캐고 파도 제대로 찾아낸 것이 없으면 당초에 위법 사실이 없었든지 아니면 사법부의 무능인지 직무 유기인지 국회는 나중에 따질 일이다.

영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논쟁도 끝내야 하고 이재명 대표에 대한 양파 까기식의 정쟁도 끝을 내야 한다.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많다면 멈출 줄도 알아야 한다. 국력 낭비다. 국회가 정쟁으로 끌어갈 사안들이 아니다. 국회는 국회를 하는 것이 본연의 책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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